[코스닥명품을 찾아서]<1>특수가스제조업체 소디프신소재

  • 입력 2007년 1월 3일 02시 54분


1996년 7월 성장 잠재력이 큰 중소기업의 자금 지원을 위해 의욕적으로 출범한 코스닥증권시장. 그러나 ‘대박심리’와 투기세력, 도덕적 해이에 빠진 일부 경영자 때문에 코스닥시장의 신뢰는 많이 추락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도 건실하고 유망한 기업은 적지 않다.

새해를 맞아 본보 경제부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함께 ‘일류 코스닥 명품(名品)기업’에 도전하는 유망 코스닥업체를 발굴해 소개하는 시리즈를 매주 수요일 연재한다. 모험정신으로 똘똘 뭉친 이들 업체가 위축된 코스닥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길 기대한다.

세밑을 앞둔 지난해 12월 27일.

레미콘 차량 서너 대가 경북 영주시 상줄동의 한적한 인삼밭 사이 길을 분주히 오고갔다. 이곳에 본사를 둔 반도체 원료용 특수가스 제조업체 ‘소디프신소재’가 올해 6월을 목표로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을 증설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공장 확장에만 매출액(630억 원)의 절반이 훨씬 넘는 400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다. 최근 5년 평균 매출의 78%를 설비투자에 쏟아 부었다. ‘세계 최고의 특수가스 제조사’라는 꿈에 한 걸음 다가서기 위해서였다.

○ 성장성 찾아 새 회사로 탈바꿈

1982년 설립된 소디프신소재는 5년 전만 해도 TV 브라운관용 연마제 제조회사였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중국 업체의 추격이 본격화되고 브라운관마저 사양길로 접어들자 위기를 감지했다.

하영환 대표이사 사장은 “연마재로는 10년 뒤 회사의 존립도 어렵다는 판단에서 새 사업을 찾았다”며 “전자업종에 납품하면서 반도체 원료용 특수가스에 미리 눈뜬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1996년 반도체 공정에 불필요한 잔존가스를 제거하는 특수가스인 ‘삼불화질소(NF3)’의 개발에 뛰어들었다. 2001년에는 연간 생산량 100t 규모의 자체 공장을 보유하게 됐다.

2001년 매출(172억 원)의 92%는 연마제에서 나왔지만 이후 특수가스는 지난해 매출(630억 원)의 93%를 차지할 만큼 쑥쑥 성장했다.

○ 후발 주자가 세계 일류를 꿈꾸다

이런 성공에는 어느 경쟁사보다 과감한 투자가 큰 역할을 했다.

2005년 600t 규모의 공장을 완공했고 지난해 4월엔 1600t 규모의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1600t 가운데 800t이 완공되는 올해 6월이면 총생산량(1700t)이 세계 최대인 미국의 에어프로덕트(1500t)를 앞선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5년 만에 삼불화질소 가격이 t당 4억 원에서 8000만 원 선으로 뚝 떨어졌지만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영업이익률 25%를 유지하고 있다.

하 사장은 “특수가스는 장치산업이어서 원가의 약 30%는 공장 설비에 대한 감가상각비”라며 “경쟁사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게 공장을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제품 품질도 삼불화질소의 순도가 평균 99.99%에 이르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소디프신소재는 지난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연간 필요로 하는 삼불화질소 물량의 25%를 공급했다. 또 전 세계 수요의 16%를 대고 있다.

○ 중소기업 한계를 넘어 도약을 준비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반도체 막을 형성하는 특수가스 ‘모노실란(SiH4)’ 공장 신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에어프로덕트가 국내에 삼불화질소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삼불화질소 시장 경쟁이 갈수록 격해지는 탓이다.

회사 측은 “모노실란 제조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로 새로운 ‘캐시 카우’(기업의 돈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하 사장은 “중소기업의 한계를 넘기 위해 2005년 동양제철화학에 먼저 공동 경영을 제의했다”며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 특수가스 시장을 선도하는 일류기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영주=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소디프신소재는 이런 업체입니다

△1982년 대백물산 설립 △1998년 대백신소재로 회사명 변경 △1999년 코스닥기업 상장 △2001년 삼불화질소 양산 △2004년 소디프 신소재로 회사명 변경 △2005년 12월 동양제철화학, 소디프신소재에 지분참여 △2006년 8월 동양제철화학, 최대주주 되면서 공동경영

[애널리스트의 눈] 김익상 CJ투자증권 연구위원

국내 최대 특수가스 제조업체로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기대된다. 그러나 삼불화질소의 지속적인 가격 인하는 다소 부담스럽다. 또 설비투자 부담은 단기적으로 현금 흐름과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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