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정부 의지대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증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 밖에도 새해 증시에서는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의 증시가 대체로 약세를 보이는 ‘집권 5년차 징크스’가 나타날지도 관심거리다.
올해 주식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연기금이 ‘백기사’로서 한국 증시의 체력을 강화시켜 줄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 부동산과 증시 동반 침체 우려
그동안 부동산과 증시는 움직임이 같은 ‘동조화(Coupling)’ 현상을 보여 왔다. 오를 때 같이 오르고 내릴 때 같이 내린 것이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서는 동조화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본보가 대신증권 투자전략팀과 함께 참여정부 기간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전보다 훨씬 상관관계가 높았다.
1986년부터 지난해 11월 말까지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상관관계는 0.60이었으나 현 정부가 출범한 2003년 2월 이후에는 0.82로 크게 높아졌다. 상관관계는 1에 가까울수록 연관성이 높다는 뜻이다. 특히 아파트와 주식시장은 0.91로 움직임이 거의 같았다.
대신증권 양경식 투자전략부장은 “저(低)금리 기조가 주원인으로, 낮은 금리 때문에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면서 가격이 동반 상승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 증시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했는데 집값이 폭락하면 집을 내놔도 팔리지 않고 대출금을 갚기 위해 주식 등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을 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소비심리 위축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으로 투자 심리도 급격히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
○ ‘집권 5년차 하락 징크스’ 깨질까
대통령 선거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증시에는 ‘집권 5년차 징크스’라는 것이 있다.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임기 마지막 해의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후 치러진 네 차례의 대통령 선거 연도에서 두 번은 올랐고, 두 번은 내렸는데 최근(1997년, 2002년)에는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대선 이벤트 그 자체로는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이지만 공교롭게도 최근 두 차례는 대선 당시의 경제 상황이 모두 안 좋아서 주가 하락이 동반됐다”고 말했다.
시기를 따져 보면 1997년과 2002년에는 각각 외환위기와 정보기술(IT) 버블 붕괴(2000년대 들어 시작된 IT 경기 하락)의 여파로 경제 전반이 안 좋았다. 따지고 보면 대선과는 큰 연관성이 없었으나 징크스는 아무래도 꺼림칙하다. “정치는 증시와 무관하다”는 게 일반론이지만 잘못된 정부 정책이 시장을 망치는 사례도 많다.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도 증시 핫이슈 중 하나다. 새해에도 외국인은 계속 주식을 팔 조짐을 보이고 3년 적립식 펀드 만기까지 찾아와 환매(중도 인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연기금은 우리 증시를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3개 연기금의 주식투자 한도는 지난해 6조5800억 원에서 올해 최대 17조2600억 원으로 늘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