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분양을 시작하는 경기 용인시 흥덕지구 아파트는 시공사인 경남기업이 2일 개설한 인터넷 모델하우스에 당일 오후에만 7만2000명이 접속했고 3일 오전에도 4만20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흥덕지구는 한국토지공사가 택지를 팔면서 아파트 가격을 평당 평균 908만 원 이하로 제한해 분양하는 조건을 붙였다. 이에 따라 분양가가 주변보다 평당 300만 원 이상 싼 데다 입주 뒤 바로 되팔 수 있어 판교신도시 이후 가장 주목받는 지역으로 꼽혔다.
이 아파트의 58평형 분양가는 4억9895만∼5억3371만 원으로 주변 영통지구 청명동신아파트 59평형(평균 7억5500만 원)보다 2억 원 이상 싸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들이 입주 전에 분양권을 불법 전매하기 위해 매수자를 물색 중”이라며 “당첨만 되면 그 자리에서 차익을 챙길 수 있어 청약통장을 사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대한주택공사가 23일부터 분양하는 경기 의왕시 청계지구도 낮은 분양가 때문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
29, 33평형 533채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의왕시 거주자만 청약할 수 있지만 분양가가 평당 870만∼890만 원에 불과하고 완공 뒤에는 다른 지역 거주자에게도 전매가 가능하다.
전상철 주공 마케팅팀장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분양가를 낮게 책정했지만 자칫 시세차익을 노린 가수요가 몰릴 수 있어 불법전매 등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무주택 실수요자 추격 매수 여전▼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11·15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내 집 마련에 뛰어든 실수요자들의 추격 매수로 지난달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값은 전달에 비해 2.1% 올랐다. 서울은 3.7% 상승했으며 서울 강북 14개구는 5.7%, 강남 11개구는 2.4% 올랐다. 특히 서울 노원구는 10.5%나 뛰었다.
이 같은 전국 및 서울,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 값 상승률은 국민은행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86년 이후 12월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것이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은 43.8%로, 조사를 시작한 1998년 12월 이후 최저치였다. 특히 강남지역은 37.6%에 그쳤다. 통상 이 비율이 40%를 밑돌면 거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정부가 각종 분양가 인하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해하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 매수에 나서면서 아파트 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전국 아파트 값은 전년 대비 13.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24.1%, 경기 과천시는 53.8%나 급등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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