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의 연말 성과급 삭감 조치에 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해 3일 현대차 울산공장의 시무식장은 난장판이 됐다. 현대차 전주공장도 주야간 2교대 근무전환 근무제 도입 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돼 긴장감이 돌고 있다.
“노사 간 화합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자”며 합리적 노사관계를 강조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신년사가 발표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3일 오전 9시경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자동차 문화회관에서 김동진 부회장과 관리직 사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07년 시무식은 노조의 실력 저지로 10여 분 만에 끝났다.
노조원 80여 명이 분말소화기 10여 대를 가져와 뿌리며 행사를 방해했고 이 과정에서 노조원들이 시무식장으로 들어가던 윤여철 사장을 덮쳤다. 윤 사장은 안경이 깨지고 얼굴과 허리를 다쳐 현재 울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노조원들은 이어 이날 오전 10시부터 울산공장 본관 1층 로비를 점거하고 “연말 성과급 50%를 주지 않으면 파업 등 강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 갈등은 ‘사업계획 생산대수 100% 달성 시 150%, 목표 대비 95% 달성 시 100%, 90% 달성 시 50%를 지급하겠다’는 지난해 7월 임금협상의 성과급 지급 내용 때문.
노조는 “임금협상 때 사측이 성과급을 150% 주겠다는 구두약속을 했고 이와 관련한 윤 사장의 녹취록도 있다”며 “성과급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전 조합원 휴일 특근 및 잔업 거부, 대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공장 출근투쟁, 철야농성, 전 조합원 규탄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10일 대규모 상경 투쟁단을 조직해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도 규탄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와 함께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를 생산하는 현대차 전주공장도 이날 최대 현안인 버스 부문 주야간 2교대 근무제 도입안이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부결됐다.
현대차 공장 가운데 유일하게 주간 근무만 하는 전주공장은 지난해 버스 주문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2교대 근무가 이뤄지지 않아 생산 차질을 빚어 왔다. 사측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 50분까지만 근무하는 현행 주간 근무체제를 주야 9시간 2교대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하면서 노사 마찰이 예고되고 있는 것.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현대차 노조의 강경 투쟁 이면에는 25일로 예정된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10여 개 현장 조직 간 ‘선명성 경쟁’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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