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최고경영자(CEO)’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CEO로 장수하면서 출중한 능력을 보였지만 68세의 나이가 재기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런 의견을 비웃듯 임 회장은 4개월 만에 C&그룹 자회사인 C&우방 회장으로 복귀했다. 롯데건설 우림건설 반도건설에 이어 네 번째 건설회사의 CEO가 된 것.
건설업을 주력사업으로 키울 생각을 하고 있던 C&그룹 임병석 회장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임승남 회장이 적임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의 영입을 결정했다고 한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
임 회장이 꾸준히 참석하는 친목 모임은 15개 정도다. 오랜 기간 끈끈한 관계를 다져온 알짜배기 모임들이다.
연세대 동문 15명이 회원인 백년회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치 않고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열고 폭탄주를 돌리고 있다. 이 모임은 1985년 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임 회장, 이병무 아세아시멘트 회장, 박우춘 기린 회장, 박진근 연세대 명예교수 등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정식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의기투합해 모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백년회라는 이름은 술 마시고 즐기면서 100년 동안 살자는 의미다.
임인택 전 건설교통부 장관, 최국진 이화여대 목동병원 유방센터 소장, 최상태(전 한국일보 상무) 한국전기신문 부사장과 임 회장 등 4명은 30년 술친구다. 동문도 아니고 동향도 아니지만 우연히 알게 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고교 동기 7명이 만든 ‘세븐클럽’은 40년이 넘었고 폭탄주 모임인 ‘신록회’도 8년째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 임병석 회장과 임인배 한나라당 의원, 탤런트 임현식 씨 등이 회원인 부안 임씨 종친 모임도 그가 애정을 갖는 모임이다.
소문난 애주가답게 그가 참석하는 모임에는 술이 빠지지 않는다. 지금도 신록회에 나가면 폭탄주 7, 8잔은 마신다고 한다.
26년 당뇨병 환자라는 임 회장이 버틸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당뇨병 환자라서 집에 들어가면 운동을 한다. 혈당치를 100 이하로 떨어뜨린 후 잠든다. 이처럼 매일 운동을 하기 때문에 잦은 술자리에서 버틸 수 있었던 같다”고 말했다.
○“벗이 있어 인생이 즐겁다”
임 회장은 오랜 기간 모임이 지속되는 이유로 신의에 바탕을 두고 만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게 서로 간의 신의”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친하더라도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임 회장은 자신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개인적인 부탁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2003년 검찰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할 때 임 회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재판까지 받았다. 법원에서 유죄가 선고돼 40년 3개월간 몸담았던 롯데그룹을 떠나게 됐지만 그는 아무에게도 ‘민원’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그는 친구들의 우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 회장은 “40년 넘게 몸담았던 직장을 그만뒀을 때의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많은 친구가 용기를 주고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 조언을 해 주었다”고 말했다.
임승남 회장 인맥 지도 | |
백년회(연세대 동문 15명 모임)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병무 아세아시멘트 회장, 이동건 부방 회장, 정영삼 한국민속촌 회장, 박진근 연세대 명예교수, 남상현 전 감사원 감사위원, 박우춘 기린 회장 |
30년 ‘술친구’ | 임인택 전 건교부 장관, 최국진 이대목동병원 유방센터 소장, 최상태 한국전기신문 부사장 |
건설업계 CEO | 이방주 현대산업개발 부회장, 장영수 대우건설 전 회장, 박주영 대주그룹 부회장 |
신록회(폭탄주 모임) | 김병수 전 연세대 총장, 박명재 행자부 장관, 강권석 기업은행장 |
부안 임씨 종친 모임 | 임병석 C&그룹 회장, 임석 솔로몬금융그룹 회장, 임인배 의원, 탤런트 임현식 씨 |
사월회(4·19정신 계승 모임) | 김형문 한국유권자운동연합 공동대표 |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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