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용기자의 보험이야기]보험광고‘보장성’강조하는속셈은

  • 입력 2007년 1월 10일 02시 54분


국내 최대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이 연초 ‘보장자산’이란 화두를 꺼냈다.

광고에 나오는 ‘보장자산을 아십니까’라는 질문에 소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어려워 보이지만 별 게 아니다. 가장이 사망했을 때 유족이 받는 사망보험금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가입기간이 없는 순수 사망보험 △가입기간을 정해둔 정기사망보험 △치명적 질병(CI) 보험에서 나오는 보험금이다.

삼성생명 측은 “유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는 재정적 자산이자 마음의 평화를 주는 심리적 안정자산”이라며 “가족을 사랑하는 책임 있는 가장이라면 종신보험과 CI보험 등에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험은 원래 안정적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그동안 너무 저축성이 강조돼 온 면이 있다”며 “보험 본연의 가치인 보장성을 강조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도 했다.

과거에도 ‘보험 본연의 가치’는 그대로였을 텐데, 갑자기 왜 그 가치를 강조하는 걸까.

변액보험이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수익률을 크게 높이기 힘든 구조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더는 변액보험에서 시장을 확대하기 힘들어진 게 주요 원인이다.

삼성생명의 변액보험료 수입은 지난해 1조4862억 원으로 변액보험 초창기였던 2003년(986억 원)의 15배 수준으로 많아졌다. 같은 기간 전체 보험사의 변액보험료 수입은 2677억 원에서 6조4731억 원으로 늘었다. 포화상태다.

반면 사망보험 시장은 별로 늘지 않았다. 삼성생명의 사망보험료는 2003년 4조4240억 원에서 2006년 5조2721억 원으로 19.2% 늘었다. 전체 보험사의 사망보험료 수입도 25.7% 증가하는데 그쳤다.

생보사 쪽에선 변액보험보다 사망보험에서 시장을 확대할 여지가 커진 셈이다.

보험의 본질이 ‘보장’이라는 말은 맞다. 그래도 ‘저축하면서 보장 효과도 누리라’던 보험사가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꾸면 소비자는 당황하게 된다. 개인 소득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사망보험금이 1억 원은 돼야 한다는 논리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삼성생명 측은 다음 달부터 보장자산 관련 광고 2탄을 내보낸다. 연예인의 입을 빌려 이런 게 보장자산이고 꼭 가입해야 할 상품이란 점을 부각할 예정이라고 한다.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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