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들어서자 ‘Solid’라고 쓰인 문구가 들어간 크리스마스트리가 가장 먼저 손님을 맞았다.
그걸 보고 ‘쏠리테크’라는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T에서 근무하다 1998년 이 회사를 창업한 정준(44·사진) 사장은 “‘견고한 기술(Solid Technologies)’이란 뜻에서 쏠리테크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소개했다.
○ 세계 30대 기술개척 기업에 선정
그의 말처럼 쏠리테크는 아주 탄탄한 기술력을 가진 회사다.
기업 탐방에 동행한 대신증권 함성식 투자전략부 연구팀장은 “이동통신 중계기 업종에서는 최고 기술력을 가졌다”며 높이 평가했다.
중계기는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 사업자의 기지국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이를 더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모든 곳에 기지국을 설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중계기가 건물 등 곳곳에 배치돼 신호를 잡는다.
우리가 콘크리트 건물 안에서 깨끗한 음질로 휴대전화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이런 중계기가 건물 안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의 중계기 전문업체’로 인정받고 있는 쏠리테크는 작년 중계기 시장이 활황을 이루면서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국내 통신장비 벤처기업이 ‘매출 1000억 원 클럽’에 가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회사가 남다른 기술력을 인정받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회사 직원 160명 가운데 절반이 연구개발(R&D) 인력으로 동종 업계에서 가장 많다. 또 매년 매출액의 10%는 R&D비용으로 쓴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쏠리테크는 2003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세계 30대 기술개척 기업’으로 선정됐고 정 사장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기술개척인상’을 받기도 했다.
○ 와이브로용 칩셋 신(新)성장동력으로
하지만 이 회사에도 고민은 있다.
주요 통신사업자들의 설비 투자 규모에 따라 회사의 매출액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수주 산업이다 보니 통신시장이 침체되면 우리도 덩달아 영향을 받게 된다”며 “통신장비산업 기업의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라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쏠리테크는 신기술 개발과 중국 일본 등 해외 시장 개척에 눈을 돌리고 있다.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단말기용 칩셋(여러 개의 회로가 모여 시스템 전체를 컨트롤하는 장치) 개발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핵심 사업. 와이브로용 칩셋은 세계 20여개 기업만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이 칩셋을 휴대전화나 개인휴대단말기(PDA)에 장착하면 이동 중에도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게 된다.
쏠리테크는 칩셋 생산을 위해 2005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아미커스 와이어리스 테크놀로지’라는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기술자문을 위해 정 사장의 미국 스탠퍼드대 선배인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작년 이 회사의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와이브로용 칩셋은 올해 하반기(7∼12월) 첫 제품이 나오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휴대인터넷이 세계적으로 상용화된다면 쏠리테크의 부가가치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쏠리테크는 이런 업체입니다
△1998년 쏠리테크 설립 △2005년 코스닥시장 상장 △2003년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세계 30대 기술개척 기업 △2006년 매출 1000억 원 돌파 △현재 미국‘아미커스 와이어리스 테크놀로지’ 지분 60% 보유 △현재 미국 법인을 통해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단말기 핵심 칩셋 개발 중 △현재 모든 이동통신 사업자에 중계기 공급
:애널리스트의 눈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