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포스코를 시작으로 12일 삼성전자, 16일 LG필립스LCD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이 줄줄이 발표된다.
어닝 시즌은 기업들의 실적이 집중적으로 발표되는 시기를 말한다. 시장기대치보다 기업의 실적이 좋으면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치를 밑돌면 ‘어닝 쇼크’라고 한다.
실적은 주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증시에서는 어닝 시즌이 가장 중요한 이벤트 가운데 하나다.
○ 환율영향 기업별로 기복 있을것
NH투자증권은 국내 500대 기업의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14.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작년 말 원-달러환율 하락(원화가치 강세) 등 기업을 둘러싼 외부환경이 좋지 않아 기대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기업별로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는 등 기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는 반도체, 철강, 자동차 업종은 실적이 개선되는 반면 통신과 디스플레이는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모으는 것은 역시 대표업종인 정보기술(IT) 관련기업들이다. 특히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4분기에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가 관심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당초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분기 영업이익이 2조1700억 원 수준에서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증권사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2조 원을 밑돌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일부에선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세인 것도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내다 판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연초 62만5000원 하던 삼성전자 주가는 10일 57만8000원까지 떨어졌다.
16일 실적을 발표하는 LG필립스LCD도 관심 대상이다. 과연 적자폭을 얼마나 줄였느냐가 관건인데, 지난해 3분기(7∼9월) 적자(3820억 원)의 절반 수준까지 적자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골드만삭스증권은 하이닉스반도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조1610억 원, 5260억 원으로 전망했다.
현대자동차는 3분기보다는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을 35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3355억 원)보다 약간 많고, 직전 분기인 3분기(1833억 원)보다는 약 2배로 늘어난 수치다.
○ 평소 관심갖고 투자 전략짜야
실적 시즌에는 어떻게 투자전략을 갖고 가는 게 좋을까.
굿모닝신한증권 김석중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중요하지만 올해 어떤 실적을 낼지가 더 중요하다”며 “올해 1분기(1∼3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종목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보다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우량 대형주를 주시하라는 것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싸다고 반드시 좋은 종목이 아니니 싸게 살 생각은 버리라”고 조언했다.
이 전무는 “자신이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종목 가운데 실적이 좋은 것을 사고, 향후 실적이 더 좋아질 여지가 있는 기업을 눈여겨보라”고 덧붙였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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