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윤여철 현대차 사장은 “노조가 전달한 항의서는 정당한 게 아니어서 받을 필요가 없다”며 종전과 같은 ‘어정쩡한 타협’을 하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노조원 등 14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연말 성과급 추가 지급을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11일까지 성과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12일 대의원대회에서 파업 지도부를 구성해 다음 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며 투쟁 강도를 높여 갈 뜻을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성과급은 노사간 단체협약에서 합의된 사항인데 사측이 일방적으로 파기해 노사 대립과 파행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또 연말 성과급 150% 가운데 미지급한 50%를 즉시 지급하고 노조원에 대한 고소 고발과 손해배상청구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오후 5시경 집회를 마친 노조는 시무식 방해 사건 등으로 비난 여론이 비등한 점을 의식한 듯 본사 진입은 시도하지 않아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날 집회에는 현대차 울산공장 소속 조합원 700여 명과 현대차 서울지역 조합원, 금속연맹 소속 조합원 700여 명 등 모두 1400여 명이 참석했다.
당초 현대차 노조는 울산 전주 등 전국 공장에서 집행간부 60여 명과 대의원 250여 명, 소위원 1500여 명은 반드시 참가하고 일반 조합원들도 월차 휴가를 내도록 하는 등 상경 투쟁에 3000명 이상을 참가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회사 측이 이날 월차휴가를 인정하지 않고 무단결근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내 놓은 데다 노조 방침에 동의하지 않는 조합원들이 늘면서 상경 시위 참가자가 대폭 줄었다.
울산에서 상경한 현대차 노조원들은 이날 노조의 주장이 담긴 항의서를 본사에 전달했으나 윤 사장은 “노조가 항의서를 대표이사에게 전달한다고 했지만 정당한 항의서가 아니기 때문에 받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경비실에 놓고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성과급은 노조가 경영성과와 무관하게 해마다 쟁취하는 목돈이 아니라 기업의 성과와 연계하여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시무식 방해에 이어 생산현장을 떠나 상경 시위까지 벌이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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