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TV 가격전쟁 ‘발등의 불’

  • 입력 2007년 1월 15일 02시 54분


11일(현지 시간) 폐막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 전시회. 사진 제공 CES 사무국
11일(현지 시간) 폐막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 전시회. 사진 제공 CES 사무국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8일(현지 시간)부터 열린 세계 최대의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07’이 11일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전 세계 전자·IT 산업의 눈부신 발전상을 한눈에 보여줬다.

▶본보 10일자 B3면 참조


[IT올림픽 ‘美CES 2007’]3대 트렌드

그러나 디지털 TV 시장의 경쟁 격화, 초고화질 콘텐츠 부족, 인터넷(IP)TV의 국제 표준 부재 등 업계가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겼다.

우선 액정표시장치(LCD)와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를 만드는 디지털 TV 업계 앞에는 만만찮은 과제가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가격 전쟁’이 올해도 계속되면 1990년대 반도체 분야에서처럼 시장 퇴출이나 구조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TV와 반도체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과 시판 후 가격 하락이 빠르다는 점에서 닮았다. 일본의 경제주간지 ‘동양경제’는 지난해 말 “최근 디지털 TV 업계 상황은 과거 D램 산업 재편기와 비슷하다”며 “대규모 투자와 선도적인 신제품 개발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체는 도태될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초고화질 하드웨어를 뒷받침해 줄 소프트웨어의 확보도 업계의 과제다. 올해 CES는 초고화질(full HD) 기술이 TV뿐만 아니라 PC와 게임기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를 지원할 콘텐츠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초고화질 DVD 타이틀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300여 종에 불과하다. 초고화질을 지원할 수 있는 초고속 인터넷은 한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보급률이 미미한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IPTV의 국제적 표준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올해 CES에서는 가전업체뿐만 아니라 인텔과 HP 등 IT 업체들도 IPTV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IPTV에 대한 세계 기술 표준이 정해지지 않아 대량 보급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KT 미디어본부의 심주교 상무는 “IPTV는 데이터 압축과 보안 등 표준화가 필요한 분야가 많지만 국제적으로 합의된 사항은 거의 없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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