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지게꾼’ 한국해운신화 한눈에…‘한국해운 60년사’발간

  • 입력 2007년 1월 15일 02시 54분


1948년 2월 홍콩 항구에 건어물을 실은 화신무역상사 소속 ‘앵도호’(1281t)가 입항했다.

앵도호가 홍콩 앞바다에 내린 닻은 해외로 향한 대한민국 해운(海運)의 첫 발걸음이 됐다. 이 상선은 같은 해 12월 함경도 흥남항에 갔다가 북한에 억류되어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처음 태극기를 단 대형 화물선은 부산호(1625t)였다.

1945년 10월 일본인 소유였던 ‘부산호’를 인수하기 위해 인천항에 도착한 홍순덕 선장은 인도(引渡)를 거부하는 일본인 선주를 굴복시키고 일장기를 내린 뒤 태극기를 달았다. 홍 선장 등 일행은 태극기가 올라갈 때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부산호는 삼척에서 부산과 인천으로 무연탄을 수송했다.

한국 해운업은 광복 직후 총톤수 1만7170t, 선박당 평균 톤수 55t에서 시작했다.

곧 이은 6·25전쟁으로 선박이 징발되는 등 큰 시련을 겪었지만 1961∼1980년 고도 성장기를 통해 총톤수가 1974년 100만 t, 1995년 1000만 t을 돌파하며 성장신화를 이룩했다.

개항 100주년을 맞은 1976년에는 상선의 총톤수가 300만 t을 넘어 세계 25위를 기록하며 해운중진국에 들어갔다. 이해에 항만청이 신설됐고 정부의 ‘해운조선종합육성방안’이 마련돼 한국 해운과 조선 산업이 발전할 전기가 마련됐다.

1990년대 이후 한국 해운업은 조선 산업의 성장과 함께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지난해 말 현재 상선 609척, 총톤수 1520여만 t, 선박당 평균 톤수 2만4960t으로 세계 8위로 올라섰다.

한국선주협회는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역대 해양수산부 장관과 해운 및 조선업 관계자 등이 모인 가운데 ‘한국해운 60년사’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책은 광복 직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60여 년에 걸친 한국 해운의 기록과 에피소드 등을 담았다.

장두찬 선주협회 회장은 “그동안 명멸해 간 수많은 해운기업과 정부정책의 변화, 해운환경과 문제점 등을 정리해 앞으로 우리 해운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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