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경영권 흔들리나…한미약품, 실질적 2대주주로

  • 입력 2007년 1월 16일 03시 01분


국내 제약업계 3위인 한미약품이 국내 1위 제약사인 동아제약 지분 6.27%(61만8942주)를 확보해 이 회사의 주요 주주가 됐다.

또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의 둘째 아들인 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도 동아제약 지분을 3.37% 보유한 한국알콜 등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계약했다고 밝혀 앞으로 동아제약의 경영권 향방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 부회장의 지분과 우호지분을 합하면 모두 10.93%다.

한미약품 민경윤 대표이사 부회장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효율적인 자금 운용을 위한 단순 투자 목적으로 동아제약 지분 5%를 추가 매입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2005년 매입한 동아제약 지분 1.2%가량을 포함해 모두 6.27%의 동아제약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민 부회장은 “지난해 비주력 계열사인 영남방송을 매각하면서 생긴 여유자금 450억 원 가운데 400억 원을 투자해 동아제약 지분을 사들였다”며 “동아제약의 전망과 잠재력을 보고 순수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재계와 증권업계에서는 단순 투자로 보기에는 너무 많은 지분을 사들인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4일 현재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8.15%)를 제외한 동아제약의 최대주주는 미래에셋자산운용(8.42%)이고 강신호(5.2%) 회장, KB자산운용(4.78%), 강문석(3.73%) 부회장이 주요 주주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한미약품은 동아제약의 실질적인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강 회장은 후계자로 넷째 아들인 강정석(지분 0.5% 보유) 전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어 강문석 부회장과 갈등을 빚었다.

이에 따라 강 부회장이 3월 초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을 강화하기 위해 우호지분을 확보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강 부회장 측은 “외부의 경영권 공격 위협에서 동아제약을 방어하기 위한 순수한 조치”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한미약품도 순수 투자 목적이라는 해명과는 달리 동아제약 경영권 분쟁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박 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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