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제6차협상]美, 자동차 약품-무역구제 빅딜 가능성 비쳐

  • 입력 2007년 1월 16일 03시 01분


경찰버스 협상장 봉쇄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 협상이 진행 중인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주변에는 한미 FTA 반대 시위에 대비해 2000여 명의 전·의경과 수십 대의 버스가 곳곳에 배치됐다. 홍진환 기자
경찰버스 협상장 봉쇄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 협상이 진행 중인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주변에는 한미 FTA 반대 시위에 대비해 2000여 명의 전·의경과 수십 대의 버스가 곳곳에 배치됐다. 홍진환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6차 협상이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시작됐다. 김종훈 한국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는 두 차례의 단독 회담을 갖고 무역구제, 자동차, 의약품, 위생검역 등 핵심 쟁점을 논의했지만 의견 차이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특히 미국 측은 사실상 중단된 미국산(産)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라고 압박해 앞으로의 협상 일정에 난관이 예상된다. 이번 협상은 19일까지 계속된다.》

○고위급 ‘빅딜’ 가능성…아직은 탐색전

양측은 “앞으로 양국 간 고위급 회담이 잦아질 것”이라며 무역구제, 자동차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빅딜’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러나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김 대표는 무역구제와 관련해 “반(反)덤핑 판정 때 미국의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도 (미국 측이 수용할 것을) 계속 주장할 것”이라고 강공(强攻)을 퍼부을 뜻을 내비쳤다.

반면 커틀러 대표는 “(이번 협상에서도) 무역구제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겠지만 자동차와 의약품에 대한 만족스러운 해결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이 배기량 기준의 자동차 세제(稅制)를 개편하고 약가(藥價) 적정화 방안의 보완책 등을 내놓아야 미국이 무역구제 부분을 일부 양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국은 자동차 세제 개편은 세수(稅收) 부족 등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는 데다 약가 적정화 방안 역시 재정 부담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태도다.

다만 섬유 부문은 미 무역대표부(USTR) 고위 관계자가 17일 방한해 고위급 회담을 갖기로 해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산 쇠고기 변수 주목

한미 양국 협상단은 올해 3월 말까지 FTA를 타결한다는 목표를 세워 두고 있다. 미국 의회가 미국 행정부에 부여한 무역촉진권한(TPA)의 시한이 6월 말이며 의회 보고 기간(90일)을 감안하면 협상은 3월 말까지 끝나야 한다.

그러나 걸림돌이 적지 않다. 우선 뼛조각이 세 차례나 검출돼 수입이 중단된 미국산 쇠고기가 관건이다.

커틀러 대표는 “FTA가 체결되려면 (한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완전히 재개해야 한다”고 말해 이를 FTA 체결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쇠고기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는 것에 대해 미국이 좌절을 느끼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이는 협상단에서 직접 다룰 문제는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북한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해 달라는 한국 측의 요구에 대해서도 미국은 한미 FTA는 양국에서 생산된 상품과 서비스에 한정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개성공단 제품 등 원칙적으로 FTA 협상 대상이 아닌 문제는 협정문에 반영하기보다 ‘일정 기간 내에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내용의 부속서한 등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절충될 가능성도 있다.

○전문직 자격증 인정 기틀 마련

민감한 분야에서는 치열하게 대립했지만 이날 열린 금융서비스, 투자,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 4개 분과에서는 일부 성과를 냈다.

양측은 한미 FTA 발효 이후 1년 이내에 전문직 자격증에 대한 상호 인정을 협의하기 위한 작업반을 만들기로 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다만 미국이 구두로 “한의사(전통 동양의학) 자격증에 관심이 있다”고 요구했지만 한국은 “양국 자격증의 질적인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해 앞으로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서비스 분과에서는 우체국 보험, 금융정보의 해외 이전에 대한 논의를 장시간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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