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高임금 한국엔 공장 안세워”

  • 입력 2007년 1월 19일 02시 59분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울리히 발커 다임러크라이슬러 동북아시아 회장이 올해 경영목표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울리히 발커 다임러크라이슬러 동북아시아 회장이 올해 경영목표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세계적 자동차업체 다임러크라이슬러그룹은 18일 “한국의 강성 노조와 높은 임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국에 공장을 지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이 회사는 글로벌 투자 차원에서 중국 대만 등 세계 10여 개국에서 공장 신증설을 계속 늘려가는 추세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한국 판매법인 중 하나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이보 마울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후 본보 기자와 만나 “한국에 공장을 세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노(아니요)”라고 밝혔다.

마울 사장은 “현재와 같은 높은 임금과 강성 노조의 무리한 파업이 자주 발생하는 한 공장을 한국에 짓기는 힘들다”며 “중국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다임러크라이슬러 울리히 발커 동북아시아 회장도 “합작회사 설립은 어느 나라든 열려 있지만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투자여건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그동안 현대자동차와 추진해 온 엔진 합작공장도 한국이 아닌 중국에 세우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측은 현대차의 엔진기술은 인정하지만 임금이 높고 노사관계가 불안한 한국에서 공장을 설립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 투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중국 내 생산 합작회사를 올해 안에 2개에서 4개로 늘릴 계획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현재 중국에서 베이징자동차와 합작으로 벤츠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체리자동차와 합작 생산에 합의했다.

이어 이달 4일에는 중국의 후지안자동차, 대만의 차이나모터스와 함께 2억 유로를 중국에 투자해 밴형 차량 생산법인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해 모두 700만 대가 넘는 자동차를 생산해 미국, 일본에 이어 생산량 3위의 자동차 국가에 올랐으며 이를 통해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1998년 독일의 다임러벤츠와 미국의 크라이슬러가 합병해 설립된 회사로 벤츠와 크라이슬러, 지프와 다지 등의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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