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 12명-감사 10명 교체
19일 본보 취재 결과 31개 주요 공기업(정부출자기관) 가운데 올해 기관장 임기가 끝나는 공기업은 대한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공사 등 12개(38.7%)에 이른다.
또 감사가 바뀌는 곳은 도로공사 한국조폐공사 등 10개(32.3%)로 최고경영자(CEO)와 감사를 합한 62명 가운데 22명(35.5%)이 연내에 교체된다.
공기업 기관장이나 감사는 상당한 사회적 지위와 함께 높은 경제적 보상을 받는다.
기획예산처의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들 공기업 기관장의 연봉(2005년 결산 기준)은 7547만∼7억1120만 원으로 평균 2억2763만 원이다. 또 감사의 연봉은 7899만∼4억8540만 원, 평균 1억8552만 원이다.
한 경제관료는 “공기업 기관장이나 감사는 공식적인 연봉 외에도 활동비 등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유무형의 보상이 많아 ‘물밑경쟁’이 치열하다”고 귀띔했다.
○ 끊임없는 ‘낙하산 인사’ 논란
업무도 중요하고 보상도 큰 자리이기 때문에 공기업 임원 선임은 능력 위주로 이뤄지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과거부터 기관장이나 감사가 선임될 때에 자주 ‘보은(報恩) 인사’나 ‘코드 인사’ 논란이 일었고 이는 현 정부에서 더 심해졌다.
현재 31개 공기업 CEO 중 청와대에서 일했거나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인연을 맺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던 사람은 7, 8명에 이른다.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출신으로 17대 총선에서 부산 중-동구에 출마했다 낙선한 이해성 한국조폐공사 사장,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부산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냈던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 열린우리당 정무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인 88관광개발의 김기영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감사 자리는 문제가 더 심하다. 31개 공기업 감사 중 절반을 넘는 17, 18명 정도가 취임 당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대통령민원제안비서관 출신인 대한광업진흥공사 양민호 감사, 노무현 대통령후보 중앙선거대책위 조직본부 부위원장이던 대한석탄공사 이동섭 감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특히 정연주 KBS 사장 재임명 강행이나 한국증권선물거래소 감사 선임을 둘러싼 물의 등 현 정부가 임기 후반부에 접어들면서도 낙하산 인사 비판에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자주 논란을 빚어 왔다.
○ 법 바뀌면 관행 바뀔까
정부는 올해 4월 공공기관 임원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공기업 임원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법은 임원을 선임할 때 구성하는 임원 추천위원회에 사원이 추천하는 외부인사를 참여하도록 하는 등 복잡한 인사검증 장치를 두도록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거 공기업 인사 관행을 볼 때 아무리 제도를 보완하더라도 정권의 ‘의지’가 따르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지적한다.
장병완 예산처 장관도 최근 “임원 선임 관련 제도적 장치는 거의 완벽한 수준”이라며 “중요한 것은 운영 과정에서의 의지와 관행의 정립”이라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박 용 기자 parky@donga.com
낙하산 접나 펴나… 한전을 보라
4월 공공기관 운영법 시행전 임원 인사… 정부 의지 시험대
올해 4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에 앞서 이뤄질 한국전력 사장과 한전의 5개 발전(發電) 자회사 사장의 후임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화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마지막 대규모 공기업 임원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가 공기업 인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의지를 시험하는 시금석(試金石)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3월 24일로 임기가 끝나는 한준호 사장의 후임을 고르기 위한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후임 사장은 이 위원회가 공모를 통해 최종 후보 3명을 추천하면 산자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한전 5개 발전 자회사의 사장 공모도 이르면 2월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 사장의 임기는 4월 1일까지다.
3월에는 남동발전 여익구 감사, 중부발전 강기룡 감사, 동서발전 이차웅 감사의 임기가 끝난다. 연간 1억8000만여 원(2005년 결산 기준)을 받는 자리다.
한전 자회사는 ‘상법상의 회사’인데도 기획예산처 장관이 사실상 감사를 추천하기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실제로 열린우리당 용산지구당 선대위원장을 지낸 여 감사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자문위원을 지낸 강 감사의 경우 정치권의 ‘보은 인사’라는 논란이 있었다.
박 용 기자 parky@donga.com
31개 주요 공기업 기관장 및 감사 현황 | |||||
구분 | 직책 | 이름 | 임기 만료 | 연봉(원) | 주요 경력 |
농수산물유통공사 | 사장 | 정귀래 | 2007년 10월 | 1억8885만 | 미 컬럼비아대 객원연구원, KOTRA 무역진흥본부장 |
감사 | 강동원 | 2007년 12월 | 1억8318만 | 2002년 대선 노무현 후보 조직특보, 전북개혁신당연대 상임대표 | |
대한광업진흥공사 | 사장 | 이한호 | 2009년 12월 | 8070만 | 공군참모총장, 한서대 초빙교수 |
감사 | 양민호 | 2007년 6월 | 7899만 |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 전문위원, 대통령비서실 민원제안비서관 |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 사장 | 홍기화 | 2008년 4월 | 2억3777만 | KOTRA 부사장, KINTEX 사장 |
감사 | 정재실 | 2007년 6월 | 1억5373만 | 감사원 감사관, 감사원 감사 | |
대한석탄공사 | 사장 | 김지엽 | 2007년 1월 | 1억7568만 | 홍중물산 부사장, 석탄공사 기획조정실장(후임 인선 중) |
감사 | 이동섭 | 2007년 1월 | 1억7019만 | 2002년 대선 노무현 후보 선대위 조직본부 부위원장, 한반도재단 총무국장(후임 인선 중) | |
대한주택공사 | 사장 | 한행수 | 2007년 1월 | 1억8152만 | 삼성E&C 회장, 열린우리당 재정위원장(후임 인선 중) |
감사 | 성백영 | 2009년 10월 | 1억7838만 | 서울고검 사무국장,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북 상주에 출마 | |
대한주택보증 | 사장 | 박성표 | 2008년 2월 | 3억1941만 | 건교부 기획관리실장,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 |
감사 | 김성철 | 2008년 10월 | ― | 국민은행 부행장,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전남 무안-신안에 출마 | |
부산항만공사 | 사장 | 추준석 | 2007년 1월 | 2억1200만 | 통상산업부 차관보, 중소기업청장(후임 인선 중) |
감사 | 이병환 | 2007년 1월 | 1억1600만 | SPW KOREA 대표, 부산정치개혁추진위원회 대표(후임 인선 중) | |
인천국제공항공사 | 사장 | 이재희 | 2008년 6월 | 2억187만 | TNT Express 북아시아 지역 사장, 유니레버코리아 회장 |
감사 | 이명식 | 2008년 6월 | 1억680만 | 국민회의 기조국장, 2002년 대선 노무현 후보 경기 고양덕양을 선대위원장 | |
인천항만공사 | 사장 | 서정호 | 2008년 7월 | 1억1000만 |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국장, 기획관리실장 |
감사 | 고남석 | 2008년 7월 | 8160만 | 2002년 대선 노무현 후보 지방자치특보.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인천 연수에 출마 | |
중소기업은행 | 행장 | 강권석 | 2007년 3월 | 5억7600만 | 금감위 기획행정실장, 금감원 부원장 |
감사 | 윤종훈 | 2009년 12월 | 4억700만 | 부산지방국세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 |
88관광개발 | 사장 | 김기영 | 2007년 4월 | 9466만 | 열린우리당 정무위 부위원장, 국정자문위원 |
감사 | 이효재 | 2009년 5월 | 8004만 | 민주평통 자문회의 연천군 협의회장, 한국해양방제조합 감사 | |
한국가스공사 | 사장 | 이수호 | 2008년 11월 | 2억4597만 | LG상사 사장, 부회장 |
감사 | 배석범 | 2009년 3월 | 1억7019만 | 민주당 지도위원, 민주노총 지도위원 | |
한국감정원 | 원장 | 장동규 | 2007년 12월 | 1억7987만 | 건교부 주택도시국장, 기획관리실장 |
감사 | 장세영 | 2007년 3월 | 1억4569만 | 농협중앙회 구례교육원장, 열린우리당 전남도당 선거관리위원장 | |
한국공항공사 | 사장 | 이근표 | 2008년 3월 | 2억1079만 | 경기지방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 |
감사 | 권형우 | 2008년 4월 | 1억4042만 | 대구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이사.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대구 달서을 출마 | |
한국관광공사 | 사장 | 김종민 | 2008년 4월 | 1억5130만 | 문화체육부(현 문화관광부) 차관, 경기관광공사 사장 |
감사 | 강영추 | 2008년 5월 | 1억4332만 | 열린우리당 중앙위원, 개혁국민정당 기획위원장 | |
한국교육방송공사(EBS) | 사장 | 구관서 | 2009년 9월 | 1억3158만 | 교육인적자원부 평생직업교육국장, 정책홍보관리실장 |
감사 | 최준근 | 2009년 9월 | 1억1434만 | 방송위원회 기획관리실장, 연구센터장 | |
한국농촌공사 | 사장 | 안종운 | 2007년 2월 | 1억8211만 | 농림부 차관보, 차관 |
감사 | 박병용 | 2009년 1월 | 1억7699만 |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에 출마, 열린정책포럼 정책자문위원장 | |
한국도로공사 | 사장 | 손학래 | 2007년 6월 | 8450만 | 건교부 도로심의관, 철도청장 |
감사 | 이상익 | 2007년 1월 | 1억2596만 | 2000년 16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경남 창원갑에 출마(후임 인선 중) | |
한국방송공사(KBS) | 사장 | 정연주 | 2009년 11월 | 1억6184만 |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이사 |
감사 | 변원일 | 2009년 12월 | 1억4063만 | KBS 인력국장, 감사실장 | |
한국산업은행 | 총재 | 김창록 | 2008년 11월 | 7억1120만 | 재경부 경제협력국장, 금감원 부원장 |
감사 | 문창모 | 2008년 2월 | 4억8540만 | 재경부 총무과장, 관세심의관 | |
한국석유공사 | 사장 | 황두열 | 2008년 11월 | 2억3529만 | SK㈜ 부회장, 경총 부회장 |
감사 | 이수만 | 2008년 7월 | 2억3346만 | 대검 사무국장, 서울지검 사무국장 | |
한국수자원공사 | 사장 | 곽결호 | 2008년 9월 | 1억7767만 | 환경부 차관, 장관 |
감사 | 김재호 | 2008년 10월 | 1억7465만 | 대농 기획실장, 상무이사 | |
한국수출입은행 | 행장 | 양천식 | 2009년 9월 | 6억3700만 | 재경부 국제금융심의관, 금감위 부위원장 |
감사 | 최정상 | 2008년 4월 | 4억4200만 |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 한국조세연구원 국제조세교육센터장 | |
한국자산 e=2>관리공사 | 사장 | 김우석 | 2007년 12월 | 2억6100만 |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세무대 학장 |
감사 | 장광명 | 2007년 6월 | 2억1291만 | 감사원 국책사업감시단장, 감사교육원장 | |
한국전력공사 | 사장 | 한준호 | 2007년 3월 | 2억5334만 | 산자부 기획관리실장, 중소기업청장 |
감사 | 곽진업 | 2008년 7월 | 2억4755만 | 부산지방 국세청장, 국세청 차장 | |
한국조명기술연구소 | 이사장 | 김종학 | 2009년 2월 | 7547만 | 대금중전기 대표이사 |
감사 | 이원규 | 2007년 2월 | ― | ㈜선광 사장(조기 사퇴에 따라 후임 인선 중) | |
한국조폐공사 | 사장 | 이해성 | 2008년 6월 | 1억4450만 | MBC 베이징특파원,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 |
감사 | 조성두 | 2007년 2월 | 1억4219만 |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 전문위원, 대통령정책실 신행정수도기획단 자문위원 | |
한국지역난방공사 | 사장 | 김영남 | 2008년 7월 | 2억4927만 |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이사장, 해양부 차관 |
감사 | 장남진 | 2009년 1월 | 1억9678만 | 전남도의회 의원, 2002년 대선 노무현 후보 대외협력특보 | |
한국철도공사 | 사장 | 이철 | 2009년 10월 | 8450만 | 국회의원, 2004년 총선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 북-강서갑 출마 |
감사 | 안호성 | 2009년 10월 | 8340만 | 감사원장 비서관. 2006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삼척시장 선거 출마 | |
한국토지공사 | 사장 | 김재현 | 2007년 11월 | 2억77만 | 토공 택지본부장, 부사장 |
감사 | 최교진 | 2008년 11월 | 1억9816만 | 전교조 충남지부장, 열린우리당 대전시창당준비위 상임위원장 | |
한국투자공사 | 사장 | 홍석주 | 2009년 8월 | 3억 | 조흥은행장, 한국증권금융 사장 |
감사 | 안홍철 | 2008년 7월 | 2억5000만 | 재경부 서기관, 세계은행 수석금융 스페셜리스트 | |
각 기관은 가나다순. 연봉은 2005년 결산 기준. 대한주택보증, 한국조명기술연구소는 정부에 감사 연봉을 제출하지 않았음. 자료: 기획예산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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