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 크기 줄면서 지갑도 작아진다

  • 입력 2007년 1월 22일 17시 26분


10원짜리 동전 모양에 가운데 구멍이 뻥 뚫린 버스 토큰이 사용되던 1980년대엔 동전 지갑을 쓰는 사람이 많았다. 빳빳한 남성 정장 지갑에도 동전 넣는 칸이 달려 있었다.

1990년대 들어 신용카드 이용자가 크게 늘면서 지갑에 카드 넣는 칸이 늘어났다.

그리고 지난해 5000원 권에 이어 22일 크기가 줄어든 1만 원, 1000원 짜리 새 지폐가 나오면서 돈을 넣는 지갑의 크기가 작아지기 시작했다.

국내 패션업체들이 새 지폐 발행에 맞춰 예전보다 크기를 줄인 지갑을 재빠르게 선보이고 있는 것.

통용되는 화폐의 변화에 따라 지갑도 유행이 바뀌는 셈이다.

제일모직의 캐주얼 브랜드 '빈폴'에서는 신권(新券) 발행에 맞춰 1월 둘째 주 일반 지갑보다 가로, 세로 1cm씩 사이즈를 줄인 남녀 지갑 4종류를 기획 상품으로 내놨다.

우대근 '빈폴' 액세서리 상품 기획자는 "당초 신권만 넣을 수 있는 아주 작은 크기의 지갑을 기획했다가 아직은 구권(舊券)이 많이 쓰이기 때문에 구권도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작은 지갑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1000개를 한정 생산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제일모직은 추가로 이 크기의 지갑을 더 생산할 계획이다.

남성 정장 브랜드 '닥스'도 2월 중순 이전보다 폭을 2cm 정도 사이즈를 줄인 남성 정장 지갑을 봄·여름 신상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금강제화도 4월부터 10% 정도 크기가 줄어든 남성용 지갑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전까지 세로 115mm, 가로 95mm로 남성 지갑의 사이즈가 규격화돼 있었지만 새 지폐 발행으로 처음 크기를 변경한 제품을 내놓는 것.

김학일 '닥스' 액세서리 담당과장은 "지하철 패스나 버스 회수권이 많이 쓰일 때는 이런 것만 넣는 칸이 별도로 달린 지갑이 나오기도 했다"며 "지폐 크기나 카드 문화 발달에 따라 지갑 수납 방식이나 디자인도 변한다"고 설명했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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