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號 돛 올리나…경영 적극 나서

  • 입력 2007년 1월 30일 03시 00분


《신동빈(52·사진) 롯데그룹 부회장의 행보가 최근 부쩍 빨라졌다. 그동안 창업주이자 부친인 신격호 회장을 의식해 최대한 몸을 낮춰 왔으나 최근 들어 국내외 계열사 업무를 직접 챙기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 부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제과와 세계 최대 초콜릿업체 허쉬의 전략적 사업제휴 체결식에 참석해 “앞으로 주요 계열사 현황은 직접 챙길 것”이라고 밝혔다.》

○ 전경련 회장단회의도 참석

부친에 이어 앞으로 롯데그룹의 총수가 될 것이 확실시되는 신 부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3차례나 외부 공식행사에 참석하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 부회장은 이달 11, 12일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식품 부문 아시아 지역 법인장과 국외 사업 책임자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롯데 아시아 전략회의’를 주재했다.

롯데그룹이 해외에서 전략회의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기서 신 부회장은 동남아 지역 본사 설립을 직접 지시했다.

롯데쇼핑 주요 주주 지분 현황(단위:%)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차남)
14.59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장남)
14.48
호텔롯데 9.29
후지필름 8.52
롯데제과 8.52
롯데정보통신 5.22
*2006년 9월 30월 현재 보유주식 5% 이상 주주 현황 자료: 금융감독원

25일에는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후임자를 뽑는 전경련 월례 회장단회의에도 참석했다.

신 부회장은 29일 허쉬와의 전략적 제휴 체결식에서도 “앞으로 중국 러시아 인도 베트남에 집중하고 차세대 성장 동력을 찾는 데 그룹의 역량을 모아 나가겠다”며 그룹 운영에 대한 구상도 공개했다.

그는 우리홈쇼핑과 관련해서도 “태광산업에 2대 주주 위치에 걸맞은 대우를 해 주는 수준에서 공동 경영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 부회장이 지난해 롯데쇼핑 상장과 우리홈쇼핑 인수 등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며 “올해가 신 부회장이 그룹 부회장에 오른 지 10년이 되는 해인 만큼 앞으로 경영 일선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롯데제과, 허쉬와 손잡고 미국 중국 공략

롯데제과와 허쉬는 이날 협약을 통해 중국 및 미국 시장 진출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롯데제과가 보유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 초콜릿 공장 운영을 위한 합자회사를 홍콩에 설립해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합작 비율은 롯데제과 51%, 허쉬 49%이며 두 회사는 공장 증설과 연구개발에 8000만 달러(약 760억 원)를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또 올해 4월부터는 상하이(上海) 초콜릿 공장에서 시험 생산을 시작하고, 8월부터는 본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기로 했다.

롯데제과는 또 허쉬의 미국 내 유통망을 이용해 자일리톨 껌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제과 김상후 사장은 “올해 3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시험 판매를 해 보고 허쉬와 공동으로 마케팅 계획을 마련한 뒤 미국 시장 전역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지난해 미국에 50만 달러(약 4억7500만 원)어치의 자일리톨 껌을 수출했다”며 “허쉬 판로를 이용하게 되면 자일리톨 껌 수출물량은 앞으로 5년 내 1억 달러(약 950억 원) 수준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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