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인기가 높지만 보수적인 성향의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한 번도 햇빛을 보지 못했던 해치백과 왜건형 승용차의 인기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향도 강해지면서 틈새시장 모델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날렵한 스타일의 해치백 모델과 실용성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왜건 모델의 종류가 늘고 판매도 늘고 있다.
○ 스포티한 해치백
해치백은 일반적인 승용차의 트렁크 부분을 짧게 하고 실내와 연결되는 뒷문을 달아 놓은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인 승용차의 모양에서 벗어나 가벼워 보이고 트렁크 공간이 작다는 것이 외면당한 이유다.
그러나 최근에는 디자인이 스포티하고 핸들링 등 운동성능도 일반 승용형 모델보다 좋다는 점이 부각돼 젊은층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수입차의 해치백 모델 중 베스트셀러는 폴크스바겐 ‘골프’다. 특히 골프는 스포츠카처럼 동력성능과 핸들링이 뛰어난 ‘GTI’ 모델에서부터 가솔린과 디젤 모델까지 다양한 구색을 갖춰 마니아층까지 형성돼 있다.
푸조의 ‘307HDi’는 세련된 디자인과 높은 연료소비효율에다 수입차 중에서는 저렴한 편인 3350만 원의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3월부터 판매될 볼보 ‘C30’은 소형 해치백 스타일로 디자인이 독특하고 귀여워 여성 운전자들에게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국산차로는 기아자동차 ‘프라이드’와 ‘세라토’, GM대우자동차 ‘라세티’와 ‘칼로스’ 등이 있다. 프라이드와 라세티 해치백 모델은 날렵한 디자인으로 승용형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하반기에 아반떼를 바탕으로 한 해치백 모델인 ‘아네즈’를 내놓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한국시장은 왜건 모델의 무덤으로 불려왔다.
투박한 디자인에다 확장된 트렁크 공간 때문에 ‘짐차’로 인식돼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내놓는 모델마다 참패를 면하기 어려웠다.
1990년대 후반에 왜건인 현대차 ‘아반떼 투어링’과 기아차 ‘크레도스 파크타운’이 나왔지만 판매량이 형편없어 금세 단종됐다.
벤츠 BMW 아우디 등 수입차 업체들도 중형과 소형 모델에 왜건이 있지만 아예 국내 시장에는 수입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수입차 업체들은 화물차의 분위기를 풍겼던 과거의 디자인에서 탈피해 세련된 모델을 내놓으면서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왜건 모델을 많이 생산했던 볼보는 국내 시장에 ‘V50’ ‘V70’ ‘XC70’ 등 3종류의 모델을 선보여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왜건과 해치백의 중간형 모델인 ‘B클래스’를 올해 내놓을 예정이다. 가격은 벤츠 모델 중 가장 낮은 3000만 원 후반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사브의 왜건 모델인 ‘9-3 스포츠콤비’는 사브 특유의 고성능 이미지를 그대로 살려 놓은 것이 매력 포인트다.
폴크스바겐 ‘파사트 바리안트’ 역시 예쁜 디자인과 여유로운 내부 공간이 장점이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