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제계에선]새 전경련 회장 인물난…외부영입할판?

《본보 경제부는 기업과 금융회사, 경제 부처 등 경제 각 분야의 움직임을 소개하는 ‘지금 경제계에선…’ 이란 코너를 신설합니다. 매주 목요일자 ‘동아경제’에 실리는 이 난에서는 대형 뉴스의 파장, 어디서나 초미의 관심사인 인사 뒷이야기, 조직 간 힘겨루기 등 의미 있고 재미있는 뉴스들을 전달합니다.》

‘절대강자’ 없어 안개 속

○…강신호(80·동아제약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연임 포기에 따라 누가 차기 전경련 회장이 될 것인지가 재계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 전경련은 9일 열기로 했던 회장 선출 총회를 2주일 정도 연기하고 추대위원회를 구성키로 했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 현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절대 강자’는 없는 상황. 이 때문에 당분간 조건호 상근부회장의 대행 체제를 유지하거나 1989년 2월 유창순 전 국무총리를 영입했던 것처럼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시장경제 소신 끝까지 지켜”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이 7일 32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면서 퇴임의 변(辯)으로 재경부 임직원들에게 ‘공성신퇴(功成身退)’라는 사자성어를 남겨 화제. 박 차관은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었으면 그 자체가 큰 보람인 만큼 물러서야 한다’는 뜻의 이 말을 대학시절 한문 공부할 때 발견해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설명. 재경부 후배 직원들은 “시장경제에 대한 소신을 끝까지 굽히지 않으려 했던 박 차관의 은퇴는 정부로서는 큰 손실”이라며 아쉬워하는 반응.

“수입차에 안방 내줄까 걱정”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수입자동차 업계의 국내 시장 공략에 전전긍긍. 국내 소비자의 수입차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수입차 업체들도 2000만 원대 ‘실속형’ 등 가격 경쟁력을 가진 다양한 브랜드를 속속 내놓아 지난달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4365대로 전체 월간 판매량(8만2431대)의 5.3%를 차지하며 처음 5%를 돌파. 원화 가치 상승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자칫 ‘안방’마저 내줄 판.

“정권 말기엔 마태복음 1장만 읊자”

○…요즘 경제 관료들 사이에서는 ‘마태복음 1장만 읊자’는 자조 섞인 말이 유행. 실제 성경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원론’만 말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특히 각종 세미나나 언론 인터뷰 때 각론까지 언급하다 실수하면 정권 말기에 ‘찍혀’ 공직생활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설명. 한 관료는 “현 정권 들어 청와대가 각 부처의 의견과 무관하게 각종 정책방향을 직접 결정하고 몰아가면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 직업 관료로서의 소신은 사라지고 이른바 ‘눈치 9단’만 살아남는 시대라는 평.

한은 부총재보 후임 인사 소문 무성

○…한국은행에서는 3, 4월 임기가 끝나는 부총재보 3명의 후임에 대한 소문이 무성. 박재환 부총재보는 주택금융공사 부사장, 김수명 부총재보는 금융결제원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영균 부총재보는 지금으로선 ‘집에 가야 할’ 형편. 부총재보 승진을 앞두고 경합하는 한은의 1급 국장들은 6명 정도. 한은 직원들은 ‘국제통’인 이광주(56) 국제국장이 이 부총재보 후임으로 유력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젊은 후보들’인 김재천(54) 조사국장과 이광준(55) 경제통계국장이 각각 박 부총재보와 김 부총재보를 이을 것으로 예상.

수도권 소주시장 불 붙어

○…대전지역 소주회사 선양이 6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소가 녹아 있는 소주 ‘맑은린’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수도권 상륙을 시도. 이 회사 김광식 사장은 “한 회사(진로)가 시장의 절반은 가져가는 구조는 잘못”, “두산이 알칼리 환원수를 앞세워 성공했는데 알고 보면 모든 소주가 알칼리수”라며 서울의 주요 업체를 맹공. 선양 외에도 경북지역 맹주인 금복주가 17.9도짜리 초저도주 ‘더 블루’로 서울 진출을 선언했고, 부산과 경남의 강자인 대선과 무학소주도 서울 진출을 노리고 있어 수도권 쟁탈전이 가속화될 전망.

한전 사장자리 놓고 동문 경쟁

○…3월 임기가 끝나는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의 후임 자리에 부산 동아고 동문 선후배가 물망에 올라 화제. 최근 사표를 제출한 이원걸(58) 전 산업자원부 제2차관과 곽진업(62) 한전 감사가 주인공. 한전의 살림을 맡고 있는 권오형(57) 전무도 같은 학교 출신이어서 만약 이 전 차관이 사장이 된다면 한전은 사장, 감사, 전무가 모두 동아고 선후배로 채워질 수도. 이 밖에 8일 공모를 마치는 사장 후보로는 최홍건(64) 한국산업기술대 총장, 김칠두(57)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고.

경제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