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영]현대차, 현지 맞춤 마케팅 “작은 시장도 안놓친다”

이집트 알제리 1위, 인도 러시아 2위, 중국 4위.

현대자동차가 선전(善戰)하고 있는 주요 시장의 판매순위다.

현대차가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판매순위에서 상위권을 휩쓸며 ‘수출한국’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마케팅 능력과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지역별 특성에 맞고 높은 상품성을 갖춘 다양한 새 모델을 투입해 ‘판매신화’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지역별 판매 성공요인은 현지화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차의 약진은 눈부시다. 1994년 처음 인도에 진출하면서 시장을 정확히 분석해 현지 실정에 맞는 모델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18만5641대를 판매했다.

인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차의 ‘쌍트로’는 아토스의 개량모델로 인도인들의 눈에 맞게 디자인을 바꾸고 고급 옵션을 달아 비록 배기량 800cc의 경차지만 고품질의 자동차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1990년 진출한 러시아시장은 동구(東歐) 지역본부를 설립해 특별 관리한 것이 큰 효과를 거뒀다.

또 러시아 자동차시장 성장 단계에 맞는 겟츠(한국명 클릭), 베르나, 엘란트라, 쏘나타, 투싼 등 다양한 차종을 제때 공급해 러시아인들을 사로잡았다.

10년 안에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1988년 진출)은 고급 브랜드 마케팅과 함께 최신 차종을 출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29만11대에 이른다.

현대차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집트(1977년 진출)와 알제리(1990년 진출)는 ‘작은 시장도 놓치면 안된다’는 경영철학이 효과를 봤다.

지난해 판매량은 이집트 2만6483대, 알제리 2만2573대로 현대차 전체 생산량의 2.5%에 불과한 미미한 수준이지만 자동차를 살 수 있는 고소득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마케팅에 주력한 결과 1위라는 성적표를 얻었다.

○ 올해는 공격경영의 해

현대차는 올해 해외시장에 대해 대대적인 판매와 마케팅 계획을 수립했다.

상반기 중에 고급 스포츠유틸리차량인 베라크루즈와 유럽형 해치백 모델(코드명 FD)을 투입하고, 하반기에는 스타렉스 후속 모델(TQ)과 쌍트로 후속 모델(PA)을 투입해 활기찬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원화강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하락과 경쟁업체들의 강력한 견제로 어려워진 시장환경을 적극적으로 극복할 계획이다.

기존의 스포츠·문화마케팅도 고급·고품격 분야로 확대해 골프와 음악 무용 미술 등을 후원하면서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효율적인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해외공장의 안정적인 가동과 인도, 중국 2공장 및 체코공장의 건설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 지난해 가동 2년 만에 전체 미국 자동차공장 중 품질순위 10위에 오른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꾸준한 성장세에 있는 중국과 인도공장의 생산시스템 효율성을 높여 처음으로 해외공장에서 100만 대를 생산해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지난해 터키, 인도, 중국, 미국 공장에서 91만2255대를 생산했다.

○ 국가별 효과적인 판매전략

국가별 판매전략을 보면 미국 시장에서는 아제라와 베라크루즈 등 고급 차종의 판매에 주력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고 있다.

유럽시장에서는 유럽전략형 준중형 해치백 모델을 발표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투싼과 클릭 등 인기모델에 대한 적극적 마케팅을 통해 판매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준중형 해치백 모델과 투스카니 개조차 등 중국 젊은 층을 겨냥한 모델의 마케팅을 강화해 젊고 활력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심을 계획이다.

인도시장에서는 우수한 품질과 뛰어난 성능으로 인도 고객들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쌍트로의 후속 모델을 하반기에 투입한다.

러시아는 2007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고율의 완성차 수입관세(25%)의 조정으로 인해 수입차 시장의 확대가 예상돼 중형 차종의 판매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의 신흥시장 2006년 판매실적
국가	판매순위	시장점유율 (%)	판매대수 (대)	전년대비증가율 (%)
이집트	1	29.2	36,483	46.9
알제리	1	16.7	22,573	12.2
인도	2	18.2	185,641	18.8
러시아	2	10.5	100,685	15.1
중국	4	6.9	290,011	24.1
남아공	6	6.1	40,040	32.7
자료: 현대자동차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