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자동차의 한 임원은 미국 시장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브랜드 가치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하더군요.
미국의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적인 기업의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현대차는 75위(자동차 업체 중에서는 8위)를 차지했습니다.
현대차는 2005년 조사에서 처음으로 84위에 오르며 세계 100대 브랜드에 진입해 1년 만에 9계단 올라섰습니다.
괄목할 만한 성장이기는 하지만 고급차종을 생산하는 브랜드가 아니고 규모의 경제로 승부를 거는 일반 브랜드로 자동차 업체 중 8위는 불안한 위치입니다.
반면 도요타 벤츠 BMW 혼다 등 세계시장에서 ‘잘나가고’ 있는 4개 업체는 나란히 자동차 업체 중 1∼4위를 차지하며 전체 순위에서도 모두 20위 안에 들었습니다. 자동차에 대한 ‘명성’이 조사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지요.
생산량 1위인 GM은 산하 브랜드 중 1개도 100위 안에 들지 못했습니다. 2001년까지 10위권 안에 있던 포드의 전체 순위도 30위로 급락했습니다.
최근 2년간 자동차의 품질과 브랜드 가치가 급상승한 현대차도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이 외국 언론에 크게 보도되면서 미국 회사들을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게다가 현대차는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모터스포츠에 대한 투자와 전통과 역사를 관리하는 시스템도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상위 4개 업체는 모두 세계 최고봉의 자동차경주인 F1에 오랫동안 투자를 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 도요타는 미국 자동차경주의 상징이기도 한 ‘내스카’까지 출전해 화제가 됐습니다.
벤츠와 BMW는 경쟁이라도 하듯 지난해와 올해 크고 화려하게 단장한 자동차박물관을 열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차만 잘 만들어서 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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