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상인들이 세운 람스토르는 러시아 매출액 9위의 식품 유통업체. 지난해 매출은 20%나 늘었다.
하지만 요즘 러시아에서 이 정도 성장률로는 장사를 아주 잘했다는 말을 듣지 못한다. 람스토르보다 덩치가 큰 코페이카의 매출 성장률은 70%였으며 러시아 1위 식품유통회사인 X5소매그룹은 50%에 이르렀다.
이바노프 씨는 “옆 건물에 독일 유통업체인 미디어막 등 생소한 업체들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손님 유치 경쟁에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요즘 러시아 신문을 펴면 소매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기사가 자주 눈에 띈다. 러시아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소매업은 평균 13% 성장했다. 모스크바 금융경제연구센터 이고리 폴랴코프 선임연구원은 “최근 러시아 소매업의 급성장은 유럽 어느 나라에서도 찾기 힘든 ‘깜짝 놀랄 만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소매업의 고속 성장은 러시아 국민의 소득수준 향상에 힘입은 바 크다. 작년 러시아의 월평균 명목임금은 1만700루블(약 38만2700원)로 전년보다 24.5% 늘었다. 공교육비와 의료비가 거의 들지 않고 저축 성향이 높지 않은 러시아에서는 중산층의 소득 증가가 곧바로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의 독특한 식품 유통구조도 소매업 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 러시아 식품의 72%는 키오스크(길거리 판매대)와 노천 매점 등 재래시장을 통해 거래된다. 상위 유통업체 5곳이 거래하는 식품은 전체 시장의 8%뿐이다. 대형 소매업체의 성장 잠재력이 충분히 남아 있다는 얘기다.
러시아 유통업체들은 몸집을 더욱 불리고 있다. 러시아 전역에 619개 체인점을 갖고 있는 X5는 올해에도 지방 매장을 100개 더 늘릴 계획이다.
정위용 모스크바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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