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인맥’은 당사자뿐 아니라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에도 중요한 이슈다.
인턴제가 처음 도입된 외환위기 당시만 해도 기업들의 인턴 운영 목적은 단순히 ‘좋은 인재를 싼값에 쓰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끈끈한 관계로 똘똘 뭉친 ‘인턴 사단’들이 회사 홍보와 향후 인재 추천 기용, 경쟁사 정보 확보 등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기업들의 판단.
실제 해외에 있는 이공계 대학생들을 상대로 4년째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LG텔레콤은 외국 대학으로 채용투어를 나갈 때마다 인턴 인맥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과거 인턴으로 활동했던 현지 대학생들은 현지 동향과 정보를 모아 주는가 하면 학교별 특성에 대해 설명해 주고 특정 학생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LG텔레콤 인사 관계자는 “해외에 퍼져 있는 과거 인턴들은 해외에서 LG를 전파하는 메신저이자 채용관 역할도 한다”며 “회사에 자리가 있으면 졸업 시기에 맞춰 먼저 연락을 하기도 하는 등 소중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턴이 내는 입소문은 회사 이미지를 좌지우지하는 경우도 많다. 대학생 사이에서 인턴 채용 경쟁률은 그 회사의 종합적인 인기도를 반영한다.
이처럼 인턴을 ‘써 보고 버리는 손님’이 아니라 회사 자산으로 보면서 일부 기업은 자사에 뿌리를 뒀던 인턴들의 맥이 계속 이어지도록 직접 나서고 있다.
2005년 여름방학부터 방학마다 50명씩 대학생 홍보대사를 뽑고 있는 신한은행은 한 기수가 끝날 때마다 이들에게 서울 중구에 있는 본점 회의실을 내주고 정기총회를 열도록 지원한다.
이 자리엔 이전 기수 홍보대사들까지 모두 초청돼 인턴 인맥을 다진다.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4차 총회에 모인 사람은 130여 명.
신한은행 관계자는 “몇 달간 공을 들인 인력이기 때문에 활동이 끝난 후에도 회사와 인연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의 몇몇 계열사 역시 인턴 모임 비용을 지원해 주는가 하면 이들이 모이는 자리에 멘터 역할을 했던 회사 선배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취업전문 포털사이트 신길자 홍보팀장은 “인턴 인맥은 학연이나 지연관계보다 개방적인 만큼 회사도 이들 덕분에 가치 높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특히 인력 채용 시 가장 어려운 지원자 거르기 과정에서 신뢰할 만한 인재를 소개받거나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