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증권팀이 최근 국내 주요 20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경력을 분석한 결과 나타난 평균적인 모습이다. 증권사 CEO 가운데는 50대가 15명으로 75%를 차지했다.
국내 증권사 수익의 절반 이상이 지점의 주식약정 수수료(브로커리지)에서 나올 정도로 소매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만 소매영업이 전공인 CEO는 거의 없는 것도 눈에 띄었다.
○은행권 출신 CEO 많아
증권사 CEO 중에서는 서울 출신이 7명이었다. 이어 영남이 6명으로 뒤를 이었으며 충청도 호남은 각각 3명이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 출신이 8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는 3명, 연세대와 중앙대는 각각 2명이었다. 이어 성균관대 한양대 부산대 전남대 영남대 등이 각각 1명으로 비교적 출신 학교가 다양했다.
연령에서는 50대가 15명(75%)으로 대다수를 차지해 한국상장사협의회가 발표한 ‘2006년 상장법인 대표이사 주요 경력’(673개사) 조사 결과 평균인 47%를 크게 웃돌았다.
잦은 이직이 허용되는 증권업계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입사 회사에서 CEO 자리에 오른 내부 승진은 6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4명은 삼성 SK 등 그룹 내 승진이었다.
대한투자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 은행권의 증권사 인수가 많아지면서 은행권 출신의 CEO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직장 생활을 증권사에서 시작한 CEO는 5명이었다.
대학에서의 전공은 경제학 경영학 등 문과 계열이 16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획통 많고 영업통은 적어
증권사 CEO들의 주요 경력은 ‘기획’이 다수를 차지했다. 응답자 20명 중 자신의 주요 경력이 ‘기획’이라고 밝힌 응답이 전체 29건(일부 복수응답) 중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자산운용(5건)이었으며 국제(4건)와 기업금융(4건)이 뒤를 이었고 ‘소매영업’은 3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매영업 출신은 더 적다.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서초지점장 출신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사장 외 김정태 대투증권 사장과 정진호 푸르덴셜증권 사장이 주요 경력을 ‘영업’으로 답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대학 졸업 후 25년 동안 은행에서 일하다 지난해 11월 증권업계에 ‘입문’했다. 정 사장 역시 1991년 이후 에셋코리아 사장, 액츠투자자문 사장 등 거의 자산운용 분야에서 일했다.
이는 상장법인 대표이사의 주요 경력 결과인 △영업마케팅 15.7% △재무 13% △기술 12.6% △기획 7.7% 등의 순위와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
증권사에서 소매영업 출신이 CEO 지위에 오르기 힘든 이유에 대해 대우증권 현정수 기획실장은 이렇게 분석한다.
“증권업은 소매영업, 자산관리, 투자은행(IB) 등 각 분야의 성격이 많이 다르다. 제조업에서 물건을 잘 만들어 파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특정 분야 전문가보다 여러 분야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기획, 관리 분야의 전문가가 유리하다.”
주식 약정에 매달리는 영업만 하다 보면 전체를 아우르는 통찰력과 자기 계발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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