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건설사 관계자는 파주시가 분양가 검증을 위해 구성한 분양가 상한제 자문위원회가 정족수(5명) 미달로 한 달 동안 열리지 않은 탓에 금융비용 1억5000만 원을 고스란히 날렸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총 9명의 위원들 가운데 교수 3명은 해외출장, 파주시 과장급 공무원 1명은 파견교육, 나머지 세무사 등 전문직 위원은 개인사업이 바쁘다는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파주시 측은 분양승인 신청 이후 최대 15일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보름 간격으로 업체에 형식적인 보완 통보를 해 시간을 끌었다는 것.
시행사 측은 다급한 마음에 서면심사를 요청했으나, 파주시 측은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자문위의 첫 안건이기 때문에 서면으로 대충 할 순 없다”고 했다. 결국 지난달 27일에야 겨우 정족수를 채워 자문위가 열렸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평당 1300만 원의 고분양가로 논란이 됐던 한라비발디 아파트 분양 이후 파주시가 분양승인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민간 자문위원들에게 떠넘긴 게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민간 위원들도 업계와 주민들 사이에서 큰 부담감을 느껴 자문위 참석에 뜸을 들인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분양가 자문위 혹은 심사위원회의 검증 과정도 문제가 있다.
서울시 분양가 심사위원인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조주현 원장은 “건설업체의 적정수익을 따져 보려면 사업별 리스크를 파악해야 하는데 외부 심사기관이 이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건설업체가 뽑아 놓은 원가명세서를 심사위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자료로 가공하는 데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며 “차라리 시장에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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