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취업난 어디까지…

  • 입력 2007년 3월 5일 03시 01분


《20대와 30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들이 직장을 구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고학력자가 늘어나는데도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는 감소하고 있어 박사나 석사학위 소지자가 비정규직에까지 입사지원서를 내고 있다. 대학에 갓 들어온 새내기들은 자기계발보다는 취업 걱정부터 한다. 경기와 상관없이 청년실업이 고착화되고, 이 문제에 당면한 연령대와 계층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대학생 되자마자 신입생 21% “취업준비가 최우선”▼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 대학생들도 취업 준비를 대학 생활의 최우선 활동으로 꼽았다.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는 최근 올해 4년제 대학 1학년생이 된 606명을 대상으로 ‘대학생활 4년간 가장 열심히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물어본 결과 가장 많은 21.3%가 ‘취업 준비’를 꼽았다고 4일 밝혔다.

2위는 ‘학과공부’로 19.6%를 차지했고 이어 ‘여행’(13.7%) ‘어학연수’(13.2%) ‘동아리 활동’(8.9%) ‘미팅, 소개팅’(6.3%) ‘아르바이트’(5.0%) 등의 순이었다.

취업준비를 시작하는 적절한 시기로는 응답자의 41.3%가 3학년이라고 답했으나 2학년(18.8%)과 1학년(15.6%) 등 저학년부터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대답도 상당수였다.

성공적인 취업에 대해 학생들은 57.3%가 ‘흥미와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답했고 ‘원하는 연봉을 받으며 일하는 것’(16.9%) ‘대기업·공기업 입사’(13.3%) ‘졸업과 동시에 취업’(6.4%)이라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학생들은 또 ‘성공적인 대학생활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47.8%가 ‘다양한 사회경험 쌓기’라고 답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졸업장 받았지만 지난해 청년 15.4%가 ‘체감 백수’▼

한국의 체감 청년실업률이 15.4%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4일 ‘학력 인플레가 청년실업을 부추긴다’는 보고서를 통해 취업준비자까지 포함하는 ‘체감 백수’의 비율이 15.4%에 이른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7.9%. 하지만 이는 비경제활동 인구에 포함돼 실업자로 잡히지 않았던 취업준비자를 제외한 수치다. 여기에 구직포기자를 합하면 실제 청년실업률은 19.5%로 볼 수 있다는 게 연구원의 해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특히 전체 인구 가운데 청년 인구의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이 8% 전후에 고착돼 있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청년을 위한 괜찮은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대학 졸업자는 급증해 직업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원 측의 분석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산업 수요를 고려한 장기적인 직업훈련 프로그램 △고용창출 효과가 큰 중소기업 발굴 및 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 △직업훈련 강화로 구직포기자의 노동시장 참여 유도 등을 제시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석박사 학위자도 은행 비정규직 모집 237명 몰려▼

비정규직인 시중은행 창구업무에 석박사와 국내 유명대학 졸업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복리후생 및 급여 수준이 정규직과 비슷한 데다 입사 후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2월 22일∼3월 2일 영업점 창구직원 400명을 선발하기 위해 입사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1만42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려 약 3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경쟁률(20 대 1)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특히 지원자 중에는 박사 3명, 석사 234명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이른바 명문대 졸업자도 30명가량 지원했다.

김덕수 국민은행 인사부장은 “창구직원이라도 입사 첫해 연봉이 2300만∼2400만 원 정도로 높은 편인 데다 작년 말 복지혜택도 정규직과 같은 수준으로 높아져 고학력자들이 많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우리은행이 창구직원 350명을 모집할 때는 1만350명이 지원했다. 당시에는 박사(3명) 및 석사(200여 명)뿐만 아니라 미국 공인회계사(AICPA) 등 전문 자격증 소지자와 외국 대학 졸업자들도 입사신청서를 많이 냈다.

또 5일 마감하는 하나은행의 전업주부 창구직원 채용(200명)에도 2일까지 1만1600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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