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사무용→가정용 변화…액세서리 중요성 점점 ↑”

  • 입력 2007년 3월 6일 02시 59분


10년 전, 노트북 컴퓨터는 해외 출장의 필수품이었다. 노트북은 집이나 사무실에 ‘모셔 뒀다가’ 출장 때면 서울에서 홍콩, 뉴욕, 도쿄를 오가곤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노트북은 서울과 홍콩, 뉴욕을 오가는 것만큼 거실과 침실, 부엌을 옮겨 다닌다.

그만큼 노트북의 사용은 가정 내에서 일반화됐다.

지난달 28일 처음 한국을 방문한 컴퓨터 및 MP3 플레이어 주변기기 제조업체인 벨킨의 창립자 쳇 핍킨(사진) 회장은 “노트북의 이용 환경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벨킨은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과 삼성전자의 ‘옙’ 케이스 등 액세서리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 최근 LG전자와도 관련 액세서리를 만드는 것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1996년에는 노트북의 80%가 업무용으로 쓰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52%가 집에서 사용됩니다. 가정에서 노트북의 사용이 일반화됐다는 것은 그동안 업무용으로만 쓰이던 노트북이 이제는 엔터테인먼트 용도로 사용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동안의 노트북이 20cm 경험이었다면 이제는 2m 경험으로 바뀐 거죠.”

예전에는 일을 하느라 노트북에 20cm 정도로 바짝 붙어 있어야 했고 손도 키보드 위에 둬야 했다. 이제는 침대에 누워서, 또는 소파에 앉아서 노트북에서 2m 정도 떨어져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고 인터넷 서핑을 하는 일이 일반화됐다는 말이다.

벨킨이 미국의 가정 내 노트북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3%는 노트북을 거실이나 방에서 주로 이용하며 47%의 이용자가 엔터테인먼트나 통신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벨킨은 새로운 제품군을 ‘벨킨@홈’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이고 있다. 집 소파나 침대 위에서 노트북을 사용할 때 무릎 위에 올려놓고 쓰는 쿠션, USB만 꽂으면 노트북의 열을 식혀 주는 제품, 가정 내에서 노트북을 가지고 다닐 때 쓰는 노트북 가방 등이다.

벨킨은 약 1조 원의 연간 매출을 내고 있으며 전 세계에 22개의 지사, 12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지사의 주된 임무는 각국 시장에서의 전자 정보기술(IT) 기기 이용 행태 조사.

핍킨 회장은 “우리는 소비자들이 기술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안다”며 “소비자의 일상생활이 어떤지를 조사하고 이에 맞는 제품을 내놓는 것이 경영의 초점”이라고 말했다.

핍킨 회장은 1982년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 있는 부모 집의 차고에서 벨킨을 창립했으며 여가 시간에는 캘리포니아 주의 청소년 축구팀을 가르친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