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보기술(IT) 능력은 미국에서도 인정하는 수준입니다. 자신감을 갖고 일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지난달 28일 미국 뉴저지 주 위퍼니 시 이미지솔루션사.
1980년 인하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 김진수(51) 사장이 1992년 설립한 이 회사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매년 3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탄탄한 IT업체다.
이 회사와 1987년 설립된 보험회사인 이코노에이전시에서 지난해 9월부터 인턴과정을 밟아 온 인하대 이상도(27·국제통상 4학년) 씨를 포함한 1기 인턴생 6명이 3층 회의실에 들어섰다.
이들은 2기 인턴생으로 선발돼 3∼9월 자신들의 뒤를 이어 근무할 방진규(26·컴퓨터공학 3학년) 씨 등 8명과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인턴업무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 씨는 “미국의 보험제도를 깊게 이해하고, 보험계약 체결과정을 비롯한 실제 업무를 두루 익히는 계기가 됐다”며 “국내 기업에 입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하대가 지난해부터 재학생에게 국제 감각을 길러주고,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해외 인턴십 제도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부분 대학이 전문 대행기관을 거쳐 외국 기업을 알선하지만 인하대는 다르다. 해외 동문이 운영하는 기업에서 미국인 직원과 함께 일하며 경험을 쌓게 하기 때문.
또 일부 인턴생은 기업이나 대행기관에 숙박비 등을 내는 경우도 있지만 인하대는 돈을 받지 않는다.
항공료는 물론 인턴기간(6개월)에 필요한 숙박료, 음식, 교통비 등을 모두 동문 기업이 부담한다. 인턴생은 오히려 매달 450∼500달러를 수당으로 받는다.
일도 배우고, 미국인과 생생한 비즈니스 영어도 익히면서 돈도 버는 ‘일석 삼조’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
이 밖에 인하대는 모든 인턴생에게 해당 학기 전액 장학금을 주고, 18학점까지 학점 이수를 인정한다.
이처럼 많은 혜택을 주기 때문에 재학생의 지원율이 높아 학점은 물론 토익점수와 영어회화 능력을 검증한 뒤 두 차례 이상 면접을 통해 인턴생을 선발하고 있다.
현재 컴퓨터공학과 국제통상 등 일부 전공 학생만 선발하고 있으나 내년부터 인턴십에 참가할 해외 동문을 늘려 다양한 체험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홍승용 총장은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하는 모교의 위상을 높이고 후배들의 취업역량을 키우려는 동문의 도움으로 인턴십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뉴저지(미국)=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허드렛일 하다 돌아가는 인턴은 없어야죠”
해외 인턴 제안한 이코노에이전시 박명근 사장
“모교 후배들에게 글로벌 감각을 길러주고, 미국의 기업문화를 체험시켜 주기 위해 인턴십을 제안했습니다.”
인하대가 해외 동문이 운영하는 기업에 재학생을 파견하는 해외 인턴십을 시행하게 된 것은 이코노 에이전시 박명근(54·무역학과 75학번) 사장의 노력이 컸다.
그는 2005년 3월 어학연수나 인턴십을 위해 미국을 찾는 한국의 대학생이 급격히 늘어나자 모교에 인턴십을 제안했다.
그는 미국 뉴욕과 뉴저지 등에서 기업체를 운영하는 동문 10여 명을 찾아다니며 인턴십을 제안했지만 쉽지 않았다.
노동의 생산성과 기업의 이윤을 먼저 생각하는 미국의 기업문화에서 아마추어에 불과한 대학생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김진수 사장과 의기투합해 1기 인턴생 6명을 받은 데 이어 올해에는 8명으로 늘렸다.
“미국을 찾은 대학생 상당수가 인턴십 기간 내내 종이상자를 나르거나 물건을 쌓는 등 허드렛일을 하다가 귀국하는 경우가 많아요. 수당을 주지 않기도 하는데 이는 노동착취에 해당됩니다.”
1984년 유학길에 올라 미국에 정착한 그는 “수백만 원이 넘는 돈을 내고 미국에 와서 단순노동을 하다가 인턴십 기간이 끝나면 돌아가는 한국의 대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계속 동문과 접촉해 인턴십 학생 규모를 늘리고, 졸업 후 후배들이 미국 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취업도 알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저지(미국)=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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