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보다 개인 문제” 사장님은 과외중

  • 입력 2007년 3월 8일 20시 19분


원래 의사였던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의장은 1995년 창업을 앞두고 의사 일을 포기하기 어려워 갈등했다. 이 때 유승삼 당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는 안 의장에게 "둘 다 하면 아무 것도 못하니 가슴 뛰는 일 하나만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안 의장은 가슴 뛰는 일은 컴퓨터 사업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과감히 창업에 나섰다.

최근 들어 최고경영자(CEO)에게 경영조언을 해 주는 '코칭'이 늘고 있다. 1970년대 미국에서 나온 코칭은 CEO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고 질문해 CEO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돕는 경영지원방법이다. '무엇을 하라'는 경영해법을 제시하는 컨설팅과는 다르다.

LG경제연구원은 8일 'CEO 과외 열풍 거세다' 보고서를 통해 최근 CEO들 사이에서 '코칭' 서비스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GE IBM 등 미국 500대 기업 중 40% 이상의 기업 CEO들이 전문가로부터 코칭을 받고 있으며 이들 기업이 지난해 코칭에 투자한 금액이 연간 1조 원이 넘었다고 소개했다.

한국에도 2003년 한국코치협회가 발족하면서 코칭의 개념이 소개돼 코치로 활동하는 전직 유명 CEO 출신이나 경영전문가들이 크게 늘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관하는 '중소기업 CEO코치'가 대표적인 사례로 전직 대기업 CEO와 임원들이 중소기업 CEO 52명에게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코칭이 늘어난 것은 CEO의 권한이 커지면서 경영진과 직원이 CEO를 두려워해 CEO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

LG경제연구원 허진 책임연구원은 "기업 CEO는 경영 전문가이지만 자신의 문제점이나 단점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기 힘들다"며 "객관적인 비판을 해 줄 수 있고 스스로 문제에 대한 답을 찾도록 해준다는 것이 코칭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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