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稅테크]<23>배우자 증여 신중해야

  • 입력 2007년 3월 1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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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 증여 10년내 한쪽 사망땐

상속공제액 줄어 상속세 더 내야

최근 양도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재산을 부부 공동명의로 해 두는 사람이 많다. 또 상속에 대비해 부부가 재산을 미리 분산 소유하는 게 세금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믿는 사람도 많다. 일반적으로 부부가 재산을 공동 소유하면 양도소득세를 덜 내는 건 맞다. 하지만 부부간에 증여를 한 뒤 10년 안에 한쪽이 사망해 배우자에게 상속을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오히려 세금을 더 많이 낼 수도 있다. 배우자 상속공제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배우자에 대한 상속공제금액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항목을 정해 놓는 것처럼 상속세 계산에서 미리 빼 주는 금액이다. 공제한도는 최소 5억 원, 최대 30억 원. 기본 공제한도 5억 원을 초과해 상속공제를 받고자 할 때는 실제 배우자가 상속받은 재산가액과 배우자의 법정지분을 비교해 적은 금액을 공제금으로 본다.

바로 이 배우자의 법정지분에 의한 상속공제금액을 계산할 때 배우자에게 미리 증여한 재산의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에 해당하는 금액은 공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 증여한 때와 그렇지 않은 때 세금 차이가 생긴다.

부부간에 재산을 증여하면 10년 단위로 3억 원까지는 증여세를 안 내도 된다. 10년간 3억 원 넘게 증여하면 세금을 내야 하며 이 금액이 증여세 과표가 된다. 예를 들어 배우자에게 10억 원을 증여하면 7억 원이 증여세 과표가 되고, 다시 10년 안에 상속이 발생하면 7억 원은 공제를 받지 못하는 금액이 된다. 사전에 증여를 하지 않고 곧바로 상속을 했을 때보다 공제금액이 최대 7억 원 적은 셈이다.

이를 세금으로 환산하면 상속세 최고 세율 50%를 적용할 경우 7억 원에 대해 3억5000만 원의 상속세를 물어야 한다.

따라서 남편이 아내에게 재산을 증여하려면 10년 이상은 더 살 수 있어야 절세(節稅)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일찌감치 해두는 편이 낫다.

만약 충분한 시간 여유가 없다면 배우자에게 증여재산공제액인 3억 원까지만 증여하는 게 좋다. 상속세를 줄일 수도 있고, 배우자 몫을 분명히 해둔다는 장점이 있으며, 증여 대상이 부동산이라면 나중에 가격 상승에 따르면 세금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안만식 세무사·예일회계법인 세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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