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여권의 김, 정, 천 씨 등은 반(反)FTA를 노무현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깃발로 내걸고 ‘통합·민생·개혁·미래·진보·평화세력’의 결집을 외친다. 하지만 다수 국가가 FTA로 국익을 추구하며 FTA 체결에서 한참 앞서 가고 있는데, 국내총생산(GDP)의 대외의존도가 70%를 넘는 우리나라가 반개방, 반세계화로 어떻게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다는 것인가. 김 씨 등은 한미 FTA 협상 내용을 분석이나 해 보고 반대에 앞장서는가.
김 씨가 주장하는 ‘따뜻한 시장경제’나 정 씨의 ‘중소기업 경제 강국’은 교역과 투자를 늘려야 가능하고 한미 FTA는 이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천 씨는 법무부 장관이던 작년 5월 세계무역기구(WTO) 반대 시위대를 향해 “한미 FTA를 통해 새 성장동력을 찾고 세계 속에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자”는 담화문까지 냈던 사람이다.
현 정부 4년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평균 4% 선에서 맴돌고 있다. 고부가가치 분야는 일본을 쫓아가지 못하고, 저임금 산업에선 중국에 못 당하는 샌드위치 신세다. 대미 수출에서 중국과 일본은 펄펄 나는데, 우리는 기어가는 형국이다. 이를 만회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한미 FTA 체결이다.
대다수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FTA는 필요하다. 값싸고 질 좋은 상품과 서비스,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들어오면 생필품 가격이 내려가 저소득층에 이롭고, 해외소비 증가가 완화돼 서비스적자를 줄일 수 있으며, 투자와 일자리도 늘어난다. 당장은 농업과 일부 서비스업에 FTA가 ‘쓴 약(藥)’일지 몰라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이고 치열한 경쟁을 해야 생산성과 경쟁력을 세계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 개방으로 타격받는 분야는 구조조정과 교육 및 훈련, 사회적 안전망으로 보완할 일이다.
이달 중 한미 FTA를 매듭짓지 못하면 앞으로 5, 6년은 협상 자체가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맹목적 FTA 반대는 반진보, 반개혁, 반미래, 반국익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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