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 이익률 2년 연속↓…작년 1000원 팔아 78원 남겨

  • 입력 2007년 3월 20일 03시 00분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2004년 순이익 10조7867억 원을 올리면서 단일 기업으로는 처음 순이익 10조 원의 ‘벽’을 넘어섰다. 또 매출액 57조6324억 원, 영업이익 12조169억 원을 달성하면서 영업이익률이 20%를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액은 58조9728억 원으로 2년 동안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오히려 2년 전보다 각각 42%와 2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1.76%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국내 간판급 기업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12월 결산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금융업과 지주회사 제외)의 2004∼2006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조사해 1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인 영업이익률이 2004년 평균 12.0%에서 2006년 평균 7.8%로 떨어졌다.

2004년에는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120원의 이익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78원밖에 남기지 못했다는 얘기다.

증권거래소는 “그동안의 물가상승을 감안할 때 상장사 매출액은 2004년 사상 최고치에 오른 이후 사실상 ‘답보’ 상태이고,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가총액 30대 기업의 매출액은 2004년 총 330조여 원에서 지난해엔 369조 원으로 약 1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9조7000억 원에서 28조8000억 원으로 27.4%, 순이익은 33조5000억 원에서 27조6000억 원으로 17.6% 각각 줄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정보기술(IT) 업종과 자동차 등 수출업종에 특화된 국내 업체들이 반도체 가격 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 원화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등 대외 여건 악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재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인도 중국도 2004∼2006년에 순이익이 꾸준히 성장했다”며 “주요 국가 중 한국만이 유일하게 2년 연속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김석중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환율 상승효과를 누린 기업들이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수익성 부진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시가총액 30대 기업 영업이익률
기업2004년2005년2006년
삼성전자20.8514.0311.76
포스코25.5327.2519.42
한국전력 8.36 5.28 4.56
SK텔레콤24.3226.1124.26
하이닉스31.4824.8624.73
현대자동차 7.21 5.05 4.52
현대중공업-1.08 0.88 7.00
KT17.9513.9814.76
LG필립스LCD20.31 5.04-9.27
SK 9.31 5.50 4.93
신세계 7.77 8.46 8.78
롯데쇼핑 7.15 8.00 8.27
LG전자 5.07 3.85 2.31
KT&G38.5030.6431.54
에쓰오일11.46 7.26 6.36
현대모비스11.6810.4110.00
SK네트웍스 2.60 2.39 2.46
대우건설 8.89 8.5010.97
대우조선해양 1.28-2.63-3.13
현대건설 6.8010.18 7.76
두산중공업 8.46 6.70 5.94
삼성중공업 0.17-0.08 1.56
삼성물산 2.65 2.71 3.27
KTF 9.0713.6310.28
기아자동차 3.29 0.46-0.72
GS건설 5.66 5.96 7.02
현대산업개발13.6616.4715.27
강원랜드49.8049.2037.51
대우인터내셔널 1.91 1.19 1.22
두산인프라코어 7.34 6.20 7.43
시가총액 순(3월16일 기준). 자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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