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젊은이들 하도 취업 힘들어서…군대 말뚝 대학에 잠수

  • 입력 2007년 3월 20일 03시 01분


▼군대에 ‘말뚝’▼

장교-부사관 장기복무지원 늘어… 여성부사관도 인기

올해 20대 취업자 수가 2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최근 몇 년간 청년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정년과 안정적 보수가 보장되는 군에 장기복무를 신청하는 장교와 부사관이 급증하고 있다.

육군 부사관의 경우 장기복무 지원 경쟁률이 2002년 1.8 대 1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4.4 대 1로 높아졌다. 부사관은 의무 복무기간(4년) 내에 장기복무로 전환하면 8급 공무원에 해당하는 중사와 상사로 53세까지 정년이 보장되고, 원사(7급에 해당)로 진급하면 2년간 추가로 근무할 수 있다.

부사관이 받는 혜택은 정년 보장 외에도 많다. 중고교생 자녀의 학비 전액과 기숙사비 지원, 아파트 특별분양, 저렴한 융자 등을 받고 20년 이상 복무할 경우엔 군인연금까지 받게 된다.

이 때문에 30년간 부사관으로 근무한 원사가 자식들에게도 부사관 지원과 장기복무를 권유하는 경우가 있다.

여성 부사관들의 인기도 ‘상한가’다. 지난해 육군 부사관 선발 시험 때는 94명 모집에 1273명이 지원해 1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장기복무 지원 경쟁률도 5.5 대 1을 기록했다.

해군의 경우 부사관 장기지원자가 2002년 570명에서 2005년과 지난해에는 1200∼1300명으로 늘어났다. 5년 전만 해도 장기지원자의 90%가 선발됐지만 요즘은 대부분이 장기복무를 신청해 선발률이 50%로 떨어졌다.

한편 3사관학교나 학군사관후보생(ROTC), 학사 출신 장교들의 육군 장교 장기복무 지원률도 4∼6 대 1로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대학에 ‘잠수’▼

평균 재학기간 5년11개월… 10년전보다 7개월 늘어

청년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대학생들이 입학 후 졸업할 때까지의 재학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채용정보업체 인크루트가 지난해 4년제 대학 졸업자 1만7933명을 대상으로 대학 입학부터 졸업까지 걸린 시간을 조사한 결과, 남자는 군 복무를 포함해 7년 2개월, 여자는 4년 8개월이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남녀 졸업자들의 평균 재학기간은 5년 11개월로 나타났다. 1997년 졸업자(5년 4개월)에 비해 7개월 늘어났다.

특히 1993년부터 줄어든 군복무기간(1993년 26개월→2003년 24개월)을 감안할 때 남학생들의 대학 재학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년 이상 학교를 다닌 학생도 전체 응답자의 40.5%를 차지했다. 남성의 경우 전체의 79.3%가 ‘7년 이상 대학을 다녔다’고 답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최근에는 졸업 후 취업까지 생길 수 있는 공백을 줄이고 각 기업의 ‘졸업연도’ 제한에 걸리지 않기 위해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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