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권교수 ＂종부세 최대 피해자는 1가구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의 최대 피해자는 다주택 보유자가 아닌 1가구 1주택자라는 주장이 나왔다.

아주대 현진권(경제학·사진) 교수는 20일 서울 중구 정동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열린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 정책토론회에서 "세금 폭탄으로는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없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현 교수는 "종부세 대상자 중 1주택자 비중은 36.5%로, 이들 계층은 세금 때문에 이사해야 하는 정책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지만 2주택 이상 보유자는 증가한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길 수 있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는 '시가(時價) 10억 원짜리 주택의 집값 대비 실효(實效)세율이 0.4%로 미국 1.5%, 일본 1%보다 낮다'고 했지만 실제로 소득 대비 실효세율은 한국이 3.52%로 미국(4.05%)과의 격차가 대폭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주장대로 집값과 세금을 단순 비교한 실효세율은 납세자의 담세(擔稅)능력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며 한국의 주택 보유세가 너무 낮다는 식으로 현실을 오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집값 대비 실효세율 1%가 달성되면 소득 대비 세금 부담은 미국의 3.3배에 이르게 돼 주택 보유자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게 된다"고 경고했다.

현 교수는 이어 "정부는 보유세를 높이면서 거래세를 낮췄다고 했지만 취득·등록세가 실거래가 기준으로 부과되면서 실제로는 오히려 20% 늘었다"고 지적하고 "집을 한 채만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종부세를 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