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전경련 회장 “나라간 경쟁시대…힘 합쳐야”

  • 입력 2007년 3월 21일 03시 00분


임무 교대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20일 열린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오른쪽)이 강신호 전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임무 교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20일 열린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오른쪽)이 강신호 전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최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적한 ‘샌드위치론’처럼 지금은 기업 간의 경쟁 시대가 아니라 나라 간의 경쟁 시대입니다. 나라 경제를 위해서 국민이 힘을 합쳐 국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조석래(72) 효성그룹 회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전경련 임시 총회에서 제31대 전경련 회장으로 선출됐다.

조 회장은 이날 임기 2년의 신임 전경련 회장에 취임한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경련은 국민과 힘을 합쳐 어려운 경제 환경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경련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개혁은 발전을 위한 것이므로 언제나 필요하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혁이 일어나야 하듯 전경련이 잘되려면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 ‘전경련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 한다’거나 ‘참여율이 낮다’, ‘단합이 안 돼 있다’는 부분은 어떻게든 고쳐야 한다.”

―전경련이 일부 대기업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추락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전경련이 ‘재벌’을 위한 대변인이라는 인식이 있다면 그건 우리가 일을 잘못해서 그럴 것이다.”

―전경련의 문제 중 하나가 4대 그룹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복안은 있는가.

“우리가 원하는 정책 실현을 위해서는 힘이 모아져야 한다. 힘 있는 4대 그룹이 들어와야 힘이 세지는 것이다. 4대 그룹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회장단의 의견을 자주 구하겠다. (회장들이) 바빠서 한꺼번에 못 만나면 두 번, 세 번 만날 의향도 있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규제는 무엇인가.

“아직 거기까지는 공부를 하지 못했다. 다만 우리나라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제도나 룰이 선진화돼야 한다. 우리의 제도와 룰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도록 해야 한다.”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한 생각은….

“폐지 여부를 이야기하기 전에 출총제가 왜 도입됐는지,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 환경에서 출총제가 필요하다면 이 또한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을 검증하고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힐 용의는 없나.

“전경련은 자유시장경제 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대선후보들에게 ‘이렇게 저렇게 합시다’라고 얘기는 할 것이다. 또 어떤 후보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조만간 ‘재계의 수장(首長)’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날 텐데 어떤 말을 가장 먼저 할 것인가.

“물론 기업들의 비즈니스가 잘 되도록 해 달라는 것밖에 없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달라. 좀 더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할 것이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 조석래 회장은 누구

조석래 신임 전경련 회장은 재계에서 ‘제대로 공부를 한 기업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일본에서 수학(修學)해 해외 사정에도 밝다.

1935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조 회장은 경기고와 일본 와세다대 이공학부를 졸업한 뒤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을 전공했다.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박사학위를 준비하다 1966년 2월 부친인 고 조홍제 효성 창업주의 부름을 받고 귀국해 효성물산 관리부장으로 회사에 입사했다. 같은 해 11월 효성그룹 성장의 발판이 된 동양나이론 건설본부장직을 맡아 울산공장 건설을 직접 맡았다. 이어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 1975년 효성중공업을 설립하면서 효성을 성장시켰다.

그는 부친이 작고하기 2년 전인 1982년 효성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 과감한 구조조‘정과 기업 체질 변신으로 ‘글로벌 효성’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효성그룹은 현재 타이어코드와 스판덱스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으며 중공업, 석유화학, 정보통신사업에까지 진출했다.

대외활동도 활발해 오랫동안 한미재계회의 한국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2004년에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1100여 개 다국적기업이 참가하는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회장을 맡기도 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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