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서울서 ‘끝장 협상’

  • 입력 2007년 3월 21일 03시 00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여부를 판가름할 ‘마지막 담판’이 26일부터 서울에서 열린다.

이혜민 한미 FTA 기획단장은 19일(현지 시간) 한미 FTA 고위급 협상장인 미국 워싱턴 르네상스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6일부터 서울에서 협상 종료시한까지 통상장관급 회담을 열어 일괄 타결을 시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협상 종료시한은 미 행정부가 의회에서 부여받은 무역촉진권한(TPA)에 따라 미국 시간으로 이달 30일 오후 6시. 한국 시간으로는 31일 오전 7시다.

이 회담에는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참석해 마라톤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김 본부장보다 한 단계 ‘급’이 낮은 USTR 부대표가 참석한다는 점을 들어 다소 격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수전 슈워브 USTR 대표는 미 의회와의 일정이 잡혀 있어 워싱턴을 떠날 수 없다”며 “미국이 FTA 협상의 마지막 회담을 상대국에서 여는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일부터 워싱턴에서 열린 수석대표급 고위급 협상에서 양국은 △방송 등 시청각 서비스 시장 개방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 등 핵심 쟁점의 절충을 시도했으나 성과를 내는 데 실패했다.

이 단장은 “자동차와 농업은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아 통상장관급 회담으로 넘어갈 것 같다”며 “방송·통신, 무역구제, 섬유 등의 분야도 협상 진전 상황을 얘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20일 워싱턴 USTR 별관에서 이재훈 산업자원부 제2차관과 스콧 퀴젠베리 USTR 섬유담당 수석협상관이 벌인 섬유 고위급 협상도 미국 측의 강경한 태도로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과 리처드 크라우더 미 USTR 농업담당 수석협상관이 정부과천청사에서 이틀째 진행한 농업 분야 고위급 협상 역시 난항을 겪었다.

20일 협상에서 미국 측은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에서 미국이 ‘광우병 통제국 등급’ 판정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며 뼈를 포함한 쇠고기 전면 수입 허용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 측은 “OIE의 판정이 있더라도 자체적인 위험평가는 수입국의 권리이며 현 시점에서는 뼛조각이 들어 있는 상자만 반송하는 방안이 최선”이라고 맞섰다.

워싱턴=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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