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경제위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불끄기’에 나섰지만 경제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중진국 함정에 빠진 한국 경제’라는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영원히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중진국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올해 말쯤 2만 달러에 근접하겠지만 선진국들은 이미 3만 달러 시대에 접어들어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실질적 나라 살림살이를 보여 주는 관리대상수지는 지난해 10조8000억 원 적자로 2004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약 52조 원에 이르는 주택대출의 만기가 돌아오고, 원금분할 상환이 시작되는 주택대출 규모도 약 49조 원”이라며 “금리가 높아지고 신규대출도 어려워져 가계의 대출 상환 부담이 높아 어느 때보다 부실 위험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여전히 나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날 발표한 ‘최근 기업의 체감경기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 상황을 ‘침체 국면’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76.5%, ‘회복 후 재침체’라는 응답이 9.8%로 전체의 86.3%가 현재 한국의 경기를 ‘침체 상태’로 봤다.
반면 김석동 재경부 제1차관은 이날 “금융시장 위기 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도 최근 국정브리핑 기고문에서 “경제에 대한 우려가 지나쳐 호들갑스럽게 목소리를 높이고 서로를 비판하는 데 급급한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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