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계열사 세무조사…탈세혐의 특별조사 성격

  • 입력 2007년 3월 24일 03시 01분


국세청이 23일 글로비스 등 현대·기아자동차그룹 3개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은 지난해 검찰의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수사’에서 포착된 탈세 혐의와 함께 정몽구 회장 부자(父子)의 편법증여 여부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이 예상된다.

국세청은 이날 오전 11시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글로비스, 엠코, 현대오토넷 등 3개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조사를 주관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특수·기획조사를 전담하는 조직이어서 특별 세무조사 성격이 짙다.

세무조사 대상기업 중 글로비스는 자동차 운송 등 현대차그룹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또 엠코는 건설회사, 현대오토넷은 카오디오 등 전자기기를 생산하는 회사다.

글로비스와 엠코는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최대주주이며 현대오토넷은 글로비스와 현대차, 기아차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글로비스는 지난해 검찰 수사에서 현대차그룹의 비자금 창구로 집중수사를 받았으며 엠코는 그룹 내 건설공사를 맡으면서 ‘물량 밀어주기’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는 정몽구 회장이 지난달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이뤄진 것이어서 비자금 수사에서 드러난 각종 탈세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 수사 과정에서 대주주 편법증여 혐의가 불거진 바 있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세금 탈루가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날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한 모습이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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