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 오류가 생겨 돌 직전까지 찍어둔 사진 파일이 모두 지워진 것이다.
김 씨 부부는 백방으로 복구 방법을 찾았지만 HDD의 손상이 심해 사진을 살려 낼 수 없었다.
이처럼 디지털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PC에 저장해 놓은 사진 파일이 지워져 낭패를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HDD 고장나 날아간 사진도 복구 가능
사진이 지워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가장 흔한 것은 HDD 이상이고, 깜빡하고 HDD를 포맷(초기화)해 버리거나, 사진이 들어 있는 폴더를 지워 버리는 경우도 많다.
PC의 HDD는 바늘 모양의 헤드가 둥근 원판 모양의 디스크(플래터)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따라서 헤드가 플래터 표면에 자주 접촉하면서 조금씩 손상이 가기도 하고, HDD가 충격을 받거나 흔들려 흠집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 데이터를 읽지 못하는 이상이 발생하게 된다.
HDD에 생긴 이상이나 실수로 인한 포맷의 경우에는 전문적인 복구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를 어느 정도까지 살려 낼 수 있다. 복구 전문업체 데이타트랙의 신규일 과장은 “심한 물리적 손상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웬만한 데이터는 다 복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HDD 복구 서비스는 적게는 5만 원에서 40만 원 정도까지 비용이 드는 게 단점이다.
실수로 사진 파일을 지워 버렸을 때는 복구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된다. 무료 소프트웨어인 ‘레스토레이션(Restoration)’은 PC의 휴지통에서 지워 버린 파일을 바로 복구해 준다. 하지만 사용자가 삭제 후 다른 작업을 한 후에는 복구율이 떨어진다. 원래 데이터가 있던 자리를 다른 데이터가 차지해 버리기 때문이다.
○직사광선 피해 CD, DVD에 저장해야
그렇다면 여러 가지 사고에 대비해 사진 파일을 안전하게 저장할 방법은 없을까.
가장 쉽고 저렴한 것은 CD나 DVD 등 광(光)저장매체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HDD에 이상이 생겨도 파일을 잃을 염려가 없다. 유명 상표 CD는 한 장에 500원 안팎으로, DVD는 500∼10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CD와 DVD는 구입과 보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격이 싼 중국산 제품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데이터 재생이 안 되는 경우가 흔하다. 테크노마트의 이재영 차장은 “광디스크는 전용 케이스에 넣어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해야 변색이나 손실을 막을 수 있다”며 “조건만 맞으면 수 십 년은 보관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약간 비싸긴 하지만 내구성이 강한 제품도 있다. 한국코닥이 26일 시판한 CD(3000원)와 DVD(5000원)는 보존성이 뛰어난 24K 순금으로 표면을 코팅하고 3중 보호막을 입혀 환경 변화에 오래 견딜 수 있게 했다. 한국코닥 측이 제시한 보존 연한은 CD가 300년이고 DVD는 100년이다.
○인터넷 웹하드 서비스도 이용해 볼 만
그래도 안심이 안 되는 사람들은 ‘웹하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웹하드는 저장 서비스 제공업체의 서버에 사진 등 파일을 저장하고, 이를 인터넷을 통해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웹하드 서비스업체로는 데이콤과 KT, 다모임 등이 있다. 이용 요금은 2GB당 월 1만2000원∼1만3000원 정도다.
데이콤 홍보팀의 송원영 과장은 “웹하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같은 파일을 서버 3곳에 저장해 둔다”며 “안정성 면에서는 여러 가지 저장 방법 중 가장 좋다”고 말했다.
한편 아예 수시로 사진을 인화해 두는 것도 ‘아나로그식’이지만 추억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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