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향에 취한 대기업들 “커피를 볶아라”

  • 입력 2007년 3월 28일 03시 01분


‘스타벅스를 잡아라.’

스타벅스가 들어오면서 시작된 국내 에스프레소 커피전문점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의 진출이 줄을 잇는가 하면 기존 국내외 브랜드들도 잇달아 공격적인 점포 확장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들의 목표는 지난해 매출이 1000억 원을 웃돌며 커피전문점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스타벅스다.

○ 스타벅스, 1호점 개장 8년 만에 200호점 문 열어

‘1999년 7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 1호점 개장, 2007년 4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200호점 개장 예정. 하루 평균 고객 8만여 명. 총누적 판매 커피 1억여 잔 이상.’

세계 최대 커피체인점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거둔 성적표다.

최근 유통 대기업들이 속속 커피전문점 브랜드를 선보이며 스타벅스 잡기에 나섰다.

2000년 ‘자바커피’로 시장에 뛰어든 롯데는 올해 브랜드를 ‘엔제리너스’로 바꾸고 그동안 직영점 위주에서 벗어나 가맹점 사업을 시작하며 매장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며 매장을 100개로 확대할 계획.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빈즈앤베리즈’ 로드숍 1호점을 선보였다. 두산그룹 계열 ‘에스알에스코리아’도 지난해 말부터 공항이나 쇼핑몰 등에서 ‘숍인숍’ 형태의 점포만 운영해 온 커피전문점 ‘렌떼’를 로드숍 매장으로 확장했다. 이 회사 배용한 영업지원팀장은 “커피전문점 2, 3위 업체로 올라갈 때까지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도 점포 운영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끝내고 연내 가맹점 사업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덩치 키우기에 나설 계획이다.

○ 해외, 외식 브랜드도 잇달아 눈독

스타벅스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커피전문점 카리부커피도 최근 1호점인 서울 양재점을 열고 국내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마이클 콜스 회장이 최근 방한해 직접 매장 오픈을 챙길 정도로 국내 시장을 신경 쓰는 모습이다.

콜스 회장은 “한국에서 성공한다면 아시아에서 성공은 보장된다”며 “연내 7, 8개 매장을 여는 데 이어 5년 내 50개로 매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던킨도너츠, 파리바게뜨, 뚜레주르 등 베이커리 전문 브랜드들도 잇달아 커피전문점과 결합된 형태의 카페형 매장을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GS리테일도 상반기 중 일본 도넛 체인점 ‘미스터도넛’과 손잡고 커피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해외 브랜드인 ‘커피빈’과 ‘파스쿠치’도 올해 각각 110호점, 50호점으로 매장을 계속 넓혀 갈 계획이다.

○ 올해 커피 시장 1조 8000억 원대 전망

국내 커피 시장은 지난해 1조2000억 원대에서 올해 1조8000억 원대로 커질 전망. 이 가운데 커피전문점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조현구 롯데리아 마케팅팀장은 “일본이 커피전문점과 인스턴트커피 시장 비중이 6 대 4인 데 비해 한국은 아직 2 대 8 수준”이라며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은 앞으로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갤러리아의 전상욱 식음사업팀 차장은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은 아직 3000억 원 규모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데다 도넛, 케이크, 델리 등과 접목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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