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부터 격년으로 열리고 있는 서울모터쇼도 벌써 12년째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국내외 자동차 메이커 21개사가 모두 249대의 차종을 선보여 여느 대회보다 풍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울모터쇼가 말만 모터쇼일 뿐 속빈 강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의미있는 ‘월드 프리미어’ 차종이 한 대도 없고 콘셉트카 역시 기존 나온 모델의 재탕이라는 지적이다.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상하이모터쇼에 비해 서울모터쇼가 보잘것없다고 꼬집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비판은 일견 타당해 보여도 국내 자동차 시장 현실을 무시한 얘기라는 생각이다.
모터쇼의 품격이 월드 프리미어 차종과 콘셉트카의 ‘수’에 달려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로서 신차종을 선뜻 내놓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동차도 결국 상품이기에 자동차 회사로서는 신차 발표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모터쇼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같은 현실을 무시한 채 ‘우리나라가 주최하는 국제적인 모터쇼에 왜 신차종을 내놓지 않느냐’고 따지는 것은 지나친 ‘투정’처럼 보인다.
서울모터쇼는 그동안 5차례의 행사를 치르면서 성숙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비록 세계 최초는 아니어도 아시아지역에서 첫선을 보이는 신차도 있고 수입차 업체가 늘면서 수입차 전시장 면적(1만4400m²)이 처음으로 국산차(1만4370m²)를 앞질렀다.
무엇보다 다행스러운 점은 해외업체 본사가 직접 전시장을 디자인하고 설치하는 등 참가 업체 수 못지않게 참여의 질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입차 본사가 서울모터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국내 수입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의 소비수준이 높아지고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서울모터쇼의 위상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는 것.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서울모터쇼가 세계적인 모터쇼로 인정받으려면 ‘비판’ 못지않게 ‘애정 어린 시선’이 필요할 때다.
김창원 경제부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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