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서열 2위인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최근 국세청이 사전 통보도 없이 글로비스 등 4개 계열사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전격 착수하자 “갈수록 태산”이라며 곤혹스러운 표정.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비자금 사태’로 검찰 수사를 받은 탓에 세무조사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조사 시기와 대상 계열사 등을 미리 감지하지 못해 매우 당혹스러워했다는 후문. 실제로 상당수 임원들조차 23일 시작된 세무조사 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토요일인 24일 아침 본보의 1면 톱 특종보도를 통해 이 사실을 알고는 급히 회사로 나와 대책을 숙의했다고. 현대차그룹은 특히 이번 세무조사가 27일 정몽구 회장의 항소심 공판을 앞두고 시작됨에 따라 혹시 재판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크게 걱정. 또 국세청이 이미 조사에 착수한 4개사 외에 다른 계열사로 조사를 확대할지를 파악조차 할 수 없어 막막해하는 표정. 그룹 관계자는 “가뜩이나 여러 가지로 대내외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또 하나의 악재가 겹쳤다”며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는 ‘위기의 터널’에서 탈출할 수만 있다면 굿이라도 해 보고 싶은 심정”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걸어 다니는 예산 사전’ 사퇴 충격
○…기획예산처는 요즘 장차관 등 최고위급 인사들이 잇달아 곤욕을 치르면서 뒤숭숭한 분위기. 장병완 장관이 지난해 말 “KBS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국회에서 발언해 KBS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지정 대상에서 빠져나오려는 움직임에 빌미를 제공했다며 20일 청와대에서 ‘질책’을 받은 데 이어 정해방 차관은 아들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취업 특혜 논란에 휘말려 27일 전격 사퇴. 특히 예산처 공무원들은 ‘걸어 다니는 예산 사전’으로 불릴 정도의 능력을 갖춘 데다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던 정 차관의 사퇴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있다고.
전군표 청장, 명퇴 압력성 발언 잇달아
○…국세청의 행정고시 21회 출신 간부들은 요즘 우회적으로 명예퇴직을 종용하는 전군표 청장의 잇단 ‘압력성 발언’으로 노심초사. 전 청장은 19일 간부회의에서 최근 명퇴한 행시 21회 김명수 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장을 높이 평가하며 “술을 예로 든다면 그 맛과 도수가 사람에게 맞아야 하지만 뒤끝도 없어야 한다”고 말해 묘한 여운. 행시 21회는 전 청장의 바로 아래 행시 기수로 국세청 고위 공무원단 30명 가운데 9명을 차지. 차기 청장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수가 많아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이번에 전 청장이 명퇴 촉구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결단의 시기’가 왔다는 게 국세청 안팎의 해석. 특히 전 청장은 26일 간부회의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해 조만간 거취를 결정하라는 우회성 압력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 국세청의 행시 21회 간부들은 업무 능력에서는 발군으로 평가받지만 사무관 때부터 동기간의 극심한 경쟁으로 ‘내상(內傷)’이 깊어져 불운한 기수라는 자조 섞인 푸념도 적지 않아.
대선 앞둔 시기 해외출장 관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유럽과 중국 출장을 위해 26일 출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계 관계자들은 깊은 관심을 표명.
본보 27일자 A2면 참조
이건희 회장 어제 유럽으로 출국
이 회장은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현지 사업장을 둘러본 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벌일 계획.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최근 ‘경제위기론’ 등의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 회장이 이번 출장 기간에 해외에서 어떤 화두를 던질지에 관심. 일각에서는 과거 많은 대기업 총수들이 대통령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는 장기 외유에 나섰던 관행에 비춰 이 회장의 이번 출장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삼성그룹 관계자들은 “출국 날짜만 사전 공개되지 않았지, 예정된 출장 아니냐”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중국 출장 이후 스케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여운을 남기기도.
우리銀 직원 “춘삼월에 서리 맞을라”
○…금융계에서는 최근 선임된 박해춘 신임 우리은행장의 공격적 행보가 눈길. 박 행장은 ‘인적 구조조정 불가(不可)’ 약속을 요구하는 노조에 맞서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원칙을 지킬 것”이라며 ‘불도저’다운 뚝심을 과시. 또 수석부행장 제도를 폐지하고 조만간 실시할 부행장급 이하 인사에서도 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하지만 ‘사람 자르는 경영자’라는 일각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알려진 것이 사실과 다른 점도 적지 않다”며 적극 해명. 박 행장의 ‘거침없는 하이킥’을 바라보는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춘삼월에 서리가 내리는 것 같다”며 바짝 긴장하는 모습.
경제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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