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전방위 경쟁 대비"

  • 입력 2007년 3월 29일 15시 29분


박해춘 신임 우리은행장은 29일 보험사와 카드사, 증권사 등과 전방위적인 경쟁을 통해 우리은행을 1등 은행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와 함께 리스크관리본부를 신설해 부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경제적 구조조정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박 행장은 이날 우리은행 본점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어 "무리한 자산 확대 대신 질 좋은 자산으로 탄탄한 은행이 된다면 진정한 최고의 은행"이라며 "즉각 조직개편을 통해 시스템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행장은 "작년 급격한 여신 확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리스크관리본부를 별도로 설립할 것"이라며 "담당 업무가 과도하게 많은 개인고객본부는 프라이빗뱅킹(PB) 본부 등 2개로 분리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 부문은 디자인 개선과 은행 마케팅력을 활용해 강화할 것"이라며 "막강한 은행의 맨파워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분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행장은 "우리은행이 지난 10년간 끊임없는 인적 구조조정을 해왔기 때문에 추가적인 인적 구조조정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며 "전날 이에 대해 노조와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영개선약정(MOU)과 관련, "포괄적 관리가 아닌 개별적인 관리는 시장 대응력을 떨어지게 하는 단점이 있지만 예금보험공사가 MOU 개선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2분기에는 새로운 MOU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행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중심으로 진행되는 민영화와 관련해 창의적인 방법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이나 마찰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내부 우수 인력을 최대한 기용하고 노동조합과도 포용하는 정책을 펴 함께 1등 은행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행장은 취임사에서 "우리은행이 달성한 최고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환율, 부동산시장 등 경제 불안 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행장은 "앞으로 기존의 경쟁 은행 뿐만 아니라 카드와 보험, 증권 등 모든 금융기관을 상대로 하는 전방위적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며 ▲창의적인 사고 ▲사업구조 개선 ▲고객 중심 경영 ▲체계적 해외 진출 전략 ▲전문 인력 양성 ▲노사 상생의 문화 등 6가지 사항을 당부했다.

그는 우선 "전방위적 경쟁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에 변화와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라며 "오만과 두려움을 벗어 던지고 창의적인 사고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실천할 때 미래의 불확실성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과 조직, 시스템 등 우리의 핵심 역량을 비이자 수익 사업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카드사 경영 경험을 여러분의 열정에 녹여 빠른 시일 내에 카드 전략과 업무 전반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우리카드의 경쟁력을 최고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박 행장은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고객의 부를 창출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고객 중심 경영을 실천하자"며 "글로벌 인재와 경쟁력을 확보해 해외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연과 지연, 출신 등 파벌주의는 철저히 배격하고 능력과 창의력 있는 인재를 적극 발탁하고 투명한 평가와 합리적인 보상으로 인사의 공정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정이 흐르는 문화, 노사 상생의 문화를 통해 확고한 비전과 희망을 가진 신바람 나는 직장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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