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택자 가점제선 2순위,부모 3년이상 모셔야 가족에 포함

건설교통부가 29일 발표한 주택청약제도 개편안은 무주택자와 다자녀 가구의 청약 기회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금은 723만여 명에 이르는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추첨(청약저축은 제외)으로 집을 분양받지만 앞으로는 무주택 기간 등에 따라 청약 우선권을 주는 방식이 병행된다.

하지만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지금도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의 75%를 만 35세 이상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하고 있어 청약 기회가 크게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좀 더 큰 평형으로 옮기려는 소형 아파트 보유자나 무주택 신혼부부는 불리해졌다.

청약제도 개편 방안을 문답으로 소개한다.

―청약가점제란….

“9월부터 무주택 기간(만점 32점),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에 따른 개인별 가점을 따져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주택을 분양받는 방식이다.”

―40세의 무주택자이며 부모와 아내, 자녀 2명과 살고 있다. 청약예금 가입기간 10년에 결혼한 지는 7년 됐다면 총점수는….

“무주택 기간은 만 30세를 시작으로 1년에 2점씩 올라간다. 30세 전에 결혼하면 혼인신고한 날부터 계산한다. 무주택 기간이 10년이면 22점, 부양가족은 5명이기 때문에 30점, 청약예금 가입기간에 따른 점수는 12점이다. 따라서 총점수는 64점이다. 만점은 84점.” ▶표 참조

―아내 명의로 집을 한 채 갖고 있다가 3년 전에 팔았다면 무주택 기간은….

“가구주와 배우자의 무주택 기간 가운데 짧은 것으로 산정한다. 따라서 무주택 기간은 3년이다.”

―부모를 모신 지 2년 됐으며 대학 졸업 후 직장에 다니는 자녀가 있다. 모두 부양가족에 포함되나.

“부모는 3년 이상 계속 모셔야 부양가족에 포함된다. 자녀는 미혼이면 나이와 상관없이 부양가족이다. 소득 유무는 따지지 않는다.”

―집을 한 채 갖고 있어 무주택 기간 항목이 0점이다. 청약이 불가능하나.

“이론적으로는 청약하는 데 문제는 없다. 하지만 1주택 보유자는 가점제 대상 주택을 청약할 때 무조건 1순위에서 배제된다. 전용 25.7평 이하 주택은 75%가 가점제 대상이다. 나머지 25%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 이때도 가점제에서 탈락한 1순위자들이 자동으로 추첨제 대상 물량으로 넘어오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다.”

―집을 2채 갖고 있으면….

“가점제와 추첨제 대상 주택에서 모두 2순위 이하로 밀린다. 특히 가점제 대상 주택에서는 한 채에 5점씩 점수를 깎는다.”

―오피스텔만 한 채 갖고 있는데….

“무주택자로 분류된다.”

―청약통장 보유자들의 평균 점수는….

“주택산업연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25∼30점이 전체의 22.25%로 가장 많다. 가점은 무주택기간 항목에서 큰 편차를 보였다.”

―가점제가 도입되면 특별공급제도도 없어지나.

“3자녀 이상 무주택 가구주, 국가유공자나 그 유족, 장애인, 철거민 등에 대한 특별공급은 유지된다. 3자녀 이상 무주택자는 전체 공급량의 3%를 우선 배정받고, 여기서 탈락하면 가점제 대상 주택에 다시 청약할 수 있다. 또 떨어지면 추첨제 대상 주택에 기대를 걸어도 된다. 기회가 3번 있는 셈이다.”

―지금 청약예금 1순위자인데 가점제를 실시하면 순위가 무의미해지나.

“그렇지 않다. 1순위 우선 청약을 우선 실시한 뒤 그 속에서 가점에 따라 순서를 매기기 때문이다. 2순위도 마찬가지.”

―청약저축 가입자도 영향을 받나.

“청약저축 가입자는 이번 제도 개편과 상관없다. 지금처럼 정부가 조성하는 공공택지에서 나오는 전용 25.7평 이하 공공주택(주공아파트 등)에 대해서는 가입기간 등에 따라 순차제로 당첨된다.”

―집을 갖고 있으면 매우 불리한데 어떻게 해야 하나.

“청약통장 금액을 높여 추첨제 배정 물량(50%)이 많은 중대형 평형에 청약하는 게 좋다. 가점제 실시 전인 9월 전에 나오는 아파트를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혼부부의 청약 전략은….

“청약저축에 가입해 공공택지에서 나오는 중소형 아파트를 기다리는 게 그나마 낫다. 청약예금 부금에 가입하면 가점제 대상 아파트를 신청해야 하는데 부양가족이나 무주택 기간 항목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