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한국스트라이커를 시작으로 한국MSD, 한국아스트라제네카까지 세 군데 회사에서 13년째 CEO를 맡고 있다. 이 사장에게 장수 비결을 묻자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는 기업마다 연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끌어낸 그는 헤드헌터들의 섭외 1순위다.
이 사장이 2003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CEO로 영입됐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회사 종합검진’이었다. 그는 “경쟁력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와 풍부한 인력에도 불구하고 낮은 성장률이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한 대학의 자문을 바탕으로 직원 100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회사를 진단했다. 태스크포스팀의 검진 결과는 전략 부재, 리더십·역량 부족, 조직 내 신뢰 부족 등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기업문화에서는 ‘내가 할 수 있고, 하겠다(I can do it, I will do it)’는 리더십이 유일한 처방이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새로운 영업 전략과 경영목표 상향조정 대신 다양한 사회공헌프로그램부터 만들었다. 그는 “생명과 관계된 산업이라서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직원들에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영업방식에도 윤리경영을 도입했다. 현장 영업사원들의 반발도 컸지만 지난해 매출 신장세는 30%가 넘는다.
지난해 폐암 치료제 ‘이레사’ 보험약값 인하를 놓고 홍역을 치렀던 이 사장은 “다국적 제약사들은 잇속만 챙겨간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며 “국내 의료진과 다양한 신약 개발에 힘쓰는 등 국내 제약 산업에 기여하는 측면도 조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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