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협상장 입구서 분신

  • 입력 2007년 4월 1일 16시 21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진행 중이던 1일 전국에서 협상에 반대하는 집회 및 시위가 잇따랐고, 서울에서는 시민단체 회원이 분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50분경 협상장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 호텔 정문에서 육군중앙경리단 방면 130m 지점에서 택시기사 허모(56·서울 관악구) 씨가 분신해 얼굴과 손 등에 3도 화상을 입고 용산 중앙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허 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참여연대 회원인 허 씨는 FTA협상 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며 1.5L들이 생수병에 든 시너를 자신의 몸에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주위에 경비근무를 서고 있던 경찰이 곧바로 달려가 휴대용 소화기로 진화했지만 허 씨는 이미 온 몸에 심한 화상을 입었고 곧바로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허 씨는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FTA반대 집회에 자주 참가했으며, 이날 분신 전에 민주노총과 친구에게 유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오후 3시 서울 하얏트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범국본은 기자회견문에서 "국민 절반이 반대하는 한미FTA를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타결에 대한 강박관념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범국본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곳곳에서 한미 FTA 체결의 부당함을 알리는 홍보전과 함께 오후 7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경찰은 반FTA시위와 관련해 74개 중대 8000여 명을 서울 도심에 배치했다.

앞서 한미FTA저지 부산운동본부는 3월 31일 오후 2시 부산역 광장에서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FTA협상 무효부산시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 후 남포동의 옛 미화당백화점 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였으나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다.

제주에서는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150여 명이 3월 31일 오후 4시 제주시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감귤 농가의 위기를 상징하는 의미로 감귤을 불에 태웠다.

[화보]한미 FTA 반대집회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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