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달 30일 베오리빙룸을 방문했다. 체험실에 들어서자 흡사 미술관에 온 느낌이 들었다. 6평 규모로 작긴 하지만 북유럽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B&O는 음향기술뿐 아니라 창의적인 디자인으로도 유명하다.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에서는 1978년부터 B&O의 제품을 전시해 왔고, 지금도 영구 보존 디자인 컬렉션에 11점의 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제품은 65인치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인 ‘베오비전4’였다. 이 제품은 스스로 방 안의 밝기를 감지해 화면의 명암을 조절한다. TV 아래의 빛 감지센서를 손으로 가려 보니 재생 중인 애니메이션의 화면이 미세하게 어두워졌다.
베오리빙룸은 5.1채널의 일반적인 홈시어터와 달리 5채널 사운드의 음향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각각의 스피커가 저음을 보강해 주는 서브 우퍼를 포함하고 있어 별도의 0.1채널 없이도 풍부한 음향을 들려줬다.
특히 원뿔형의 전방 스피커 ‘베오랩5’는 아래에 달린 마이크가 자동으로 음파를 분석해 방 안의 환경에 최적인 저음을 들려줘 인상적이었다. 마이크가 방 안의 환경을 탐색하기 시작하자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장 낮은 주파수인 20Hz부터 최적 주파수까지 ‘둥 둥 둥’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중앙 스피커인 ‘베오랩7-2’와 후방 스피커인 ‘베오랩3’가 더해지니 TV를 통해 보이는 영국 로커 피터 가브리엘의 공연장에 실제로 와 있는 듯 소름이 돋았다.
깔끔한 디자인과 훌륭한 사운드를 즐기고 있자니 절로 몸과 마음이 편해졌다. 제품의 가격이 좀 ‘세다’는 점이 걸리긴 했지만 말이다.
베오리빙룸의 제품을 모두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8500만 원 정도. 정말 만만찮은 가격이다.
B&O는 구입이 부담스러운 고객들을 위해 지난달부터 청담동 본점에서 리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10∼30%의 금액을 보증금으로 내면 기간(12개월, 24개월, 36개월) 선택 후 마음에 드는 제품을 빌려 쓸 수 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