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해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의회 비준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공화당이 의회 다수 의석을 차지해 FTA 비준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부시 행정부 들어 미국이 체결한 FTA의 주요 상대국은 호주와 칠레, 싱가포르, 모로코 등이다. 이 중 협상 타결에서 의회 비준까지 가장 오래 걸린 나라는 칠레로 2002년 12월 11일 협상을 종료했으나 8개월여 지난 2003년 7월 말에야 상하원의 비준을 받았다.
다만 공식 서명을 한 2003년 6월 6일을 기준으로 보면 비준까지 걸린 시간은 약 2개월밖에 안 된다.
호주 싱가포르 모로코와의 FTA는 비준을 받기까지 협상 종료 이후 4∼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한편 현재 미국의 FTA 중에서 가장 큰 규모는 캐나다, 멕시코와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다. 미국은 이스라엘 요르단과도 FTA를 맺고 있다.
지난해에는 콜롬비아, 페루와도 정부 간 협상을 마쳤으나 아직 의회 비준을 받지 못해 협정이 발효되지 않고 있다.
미국은 말레이시아, 태국 등과도 정부 간 FTA 협상을 계속해 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진전은 없는 상태다.
미국 노조는 FTA가 본격화되면 미국 내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보고 이에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중간선거 압승 과정에서 노조에 상당 부분 신세를 졌기 때문에 무역 정책에서 이들의 요구사항을 대체로 수용하는 편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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