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2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이날 오후 1시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한미 FTA 협상 타결은 양국 통상 대표가 지난해 2월 3일 미 의회에서 FTA 협상 개시 선언을 한 지 14개월 만이다. 양국 정부는 5월 중순 협정문을 공개하고 6월 말까지 협정문에 서명할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 역외가공지역을 지정하는 데 미국이 원칙적으로 동의했다”며 “한미 양국이 설치하는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가 (한반도 비핵화 진전 등 일정한 요건 하에) 역외가공지역을 지정하면 개성공단 외에도 남북경협지역이 한미 FTA의 혜택을 보게 된다”고 밝혔다.
미국은 자국에 수입되는 자동차 관세를 차종과 배기량에 따라 협정발효와 함께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자국 섬유시장도 수입액 기준으로 61%에 대한 관세를 바로 없애기로 했다.
한국은 자동차 세제를 개편해 특별소비세를 3년 안에 5%로 단일화하고 지방세인 자동차세 세율 구간을 현행 5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키로 했다.
한국은 또 현행 40%인 쇠고기 관세를 15년 내에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5월 이후 쇠고기 검역기준을 완화하는 절차를 검토하기로 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이르면 올해 안에 전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산품과 임산물 수산물 등 상품 시장에서는 양국이 단계적으로 모든 품목의 관세를 없애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약 94% 품목은 즉시 또는 3년 이내에 관세를 폐지하기로 했다.
FTA 협상 타결로 한미 양국은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은 세계 3위의 경제권을 탄생시켰다.
양국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의 경제협력 규모다.
특히 한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력을 갖춘 미국과 시장을 공유하게 돼 사실상 ‘제2의 개항(開港)’을 맞게 됐다. 이에 따라 정치·경제적으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도 1994년 NAFTA 체결 이후 최대 규모의 대외 경제협력 협정을 맺게 돼 적지 않은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3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농업 축산업 등 한미 FTA 타결로 피해가 우려되는 산업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한미 양국은 당초 지난달 31일 오전 7시였던 한미 FTA 협상시한을 2일 오전 1시로 한 차례 연장했으나 ‘연장 협상’에서도 쉽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또 한 차례 시한을 연장하는 진통 끝에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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