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쇠고기 업계, 한미 FTA 타결에 불만

  • 입력 2007년 4월 3일 13시 26분


미국내 쇠고기 관련 업계는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결과와 관련, 양국이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여부에 대해 명확한 합의가 없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한미 FTA 협상 시작 때부터 미국측으로선 한국의 쇠고기 수입재개 문제가 중대한 문제였다고 지적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할 때까지 한미 FTA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며 의회 비준과정을 밟아서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농업조합연맹의 로즈마리 왓킨스 무역정책국장은 "이번 한미 FTA협상에서 쇠고기 문제는 미국측의 핵심적인 이슈였다"면서 "FTA 협상에서 쇠고기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합의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왓킨스 국장은 "한국이 조속한 시일내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를 바란다"면서 "자세한 협상결과를 더 파악해야겠지만 한미 FTA에 대한 지지는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는 것을 보고 이를 토대로 최종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식육협회(AMI)도 성명을 내고 한국의 쇠고기시장 전면 개방이 선행되지 않는 한 한미 FTA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패트릭 보일 AMI 회장은 성명에서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국제기준 및 국내절차에 맞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절차를 성실히 밟을 것이라는 구두 약속을 한 것을 반긴다며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고무됐다"고 밝혔다.

보일 회장은 그러나 "미국 쇠고기에 대한 한국 시장의 무조건 개방이 이뤄지기까지는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때까지는 FTA협정안을 의회에 회부해서는 안된다는데 부시 행정부와 의견을 함께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의회에서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문제를 강력히 제기해온 맥스 보커스 미 상원 재무위원장(몬태나주)도 성명을 내고 "이번 결과는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한국이 완전하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를 풀지 않으면 한국과의 FTA 합의를 반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커스 의원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이 5월경 미국을 '광우병통제수출국'으로 지정할 것임을 언급하면서 "세계과학자들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만약 미 의회가 이번 FTA를 승인하기를 원한다면 한국은 미국산 쇠고기에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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